운칠기삼, 하지만 '운'도 사실 통제할 수 있다?
2023/03/17
인생은 운칠기삼이라고들 한다. 이는 인생에 있어서 인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로 자주 쓰이는 듯하다. 그런데 사실 확률/통계를 업으로 삼고 있는 입장에서는 꼭 그렇게만 해석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운이라는 것의 역할을 ‘인력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있기 때문이다. 약간 잡담같이, 너무 엄밀하지는 않게 썰 푸는 식으로 두 가지 사례만 간단하게 이야기해 보면,
첫째, 입사 면접이나 시험 같은 것을 예로 들어보자. 사실 하나하나의 ‘시행’, 즉 개별 면접이나 시험은 성공률이 정해져 있는 (그렇든 않든 그냥 그런 척하면 된다) 확률적 시행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성공률은 당신이 엄청난 능력자라면 높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꽤 낮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설령 능력자라 하더라도 또 그 능력에 걸맞은 난이도의 도전을 하는 경우 성공률도 따라서 내려간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아무튼 그 성공률을 p라고 부르자. 그러면 한 번의 시험이나 면접에서 실패할 확률은 (1-p) 라 부를 수 있다. 이를테면 p가 10%면 실패율은 90%다. 이 한 번의 시행은 정말 인간이 어찌할 수가 없다. 그런데 시행 횟수를 늘리면 상황이 달라진다. 성공률 5%의 시행을 한 20번 한다고 쳐 보자. 입사면접이나 시험은 단 한 번만 붙으면 되는거니까 우리는 그 20번 중 단 한번이라도 성공할 확률, 즉 모두 실패하지 않을 확률을 구하면 된다. 그리고 이것은 중/고등학교에서 배운 ‘여사건’이라는 개념을 기억하는 독자라면 어떻게 계산하는지 잘 알 것이다. 1에서 20...
심리학을 전공했지만 졸업 후에는 미국에서 데이터과학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가지고 가치 있는 활동을 하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가짜뉴스의 심리학], [3일 만에 끝내는 코딩 통계], [데이터과학자의 일] 등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