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로컬에도 '브랜딩'이 필요합니다 - 서문

박요철
박요철 · 브랜드 컨설턴트
2023/03/18
96년 생 목포 출신의 청년 이찬슬은 차가 2대다. 벤츠는 세단, BMW는 오픈 스포츠카다. 최근엔 신안군으로부터 70억 짜리 사업을 위탁 받아 일하고 있는 중이다. 버려진 폐교를 개조해 만든 펫 동물원 '주섬주섬해적단'은 행안부에서 청년 마을 지원사업으로 받은 5억 원으로 이뤄낸 성과였다. 그는 왜 제주도에서만 오픈카를 몰고 다녀야 하냐고 내게 되물어 왔다. 이런 멋진 청년이 한 때 소아 우울증을 알았다는 사실, 그래서 중학교 때 학교 등교를 그만 두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한 마디로 반전이 있는 남자다. 정부 지원 사업 심사의 일환으로 3박 4일 간 그와 매일 동행했다. 그는 벌써 ESG 경영의 시발점이 될 새로운 사업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다. 다만 아직은 외부에 알리지 말아달라고 했다. 물론 그 약속을 지키겠지만 설사 그 사업을 누군가에게 얘기한다해도 실제로 그 사업을 해낼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지방 인구가 소멸하고 있다. 이찬슬 대표와 함께 찾은 경북 구미의 어느 마을은 60세 된 어르신이 마을의 막내라고 인사를 청해 왔다. 안동은 더욱 놀라웠다. 마을의 막내인 75세의 어르신이 마을을 살려달라고 간청을 해왔다. 나는 신문 기사로만 읽던 지방 소멸의 현장을 마주하고 아연실색했다. 그동안 중앙 정부가 그토록 많은 돈을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율 저하와 지방 인구 소멸은 더욱 가파른 곡선을 그으며 급전직하고 있었다. 나는 그 이유와 해결책이 따로 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고령에는 대가야 생활촌이라는 어마 어마한 규모의 테마 파크가 있다. 무려 500억 원의 국고가 들어간 이곳은 놀랍게도 찾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신라 불교 초전지라는, 그 이름만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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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과 회사의 브랜드 스토리를 '발견'하고 '정리'하고 '전파'하는 일이 즐겁습니다. '스몰 스텝' '프랜차이즈를 이기는 스몰 브랜드의 힘' '스몰 스테퍼' 등의 책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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