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다는 왜 엄마에게 미안하다고 했을까 - 엄마와 페미니즘 하기(1)

썬
· 선천적 예민러, 프로불편러, 하고재비
2022/05/09
 2019년 6월에 개봉한 <토이스토리 4>는 개봉 전부터 ‘페미 논란’에 휩싸였다. 캐릭터 중 하나인 ‘보핍’이 이전 작에서 입고 있던 원피스를 벗어 던지고 바지를 입고 나온다는 이유였다. 몇 달 후 개봉한 <겨울왕국 2>에서도 주인공인 ‘엘사’가 원피스가 아니라 레깅스를 입은 예고편이 공개되자마자 같은 논란이 일었다. 이른바 ‘작품에 PC가 묻었다’는 주장. 여기서 ‘PC’는 ‘Political Correctness’의 약자로 ‘정치적 올바름’이라고 번역한다. 말 그대로 정치적으로 올바른 것을 지향하는 행동과 그러한 운동을 이르는 말로 인종차별적이거나 성차별적인 어휘를 사용하지 않고 편견이 담긴 표현을 쓰지 않는 것 등으로 실천한다. 
 몇 십 년 전 만화를 기반으로 제작하는 히어로 영화에서도 PC 요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스파이더맨> 속 주인공의 가장 친한 친구가 더 이상 백인이 아니고, <어벤져스>를 이끌어 지구를 구하는 ‘캡틴 마블’은 여성이다. 디즈니가 애니메이션 <인어공주>를 실사 영화화한다고 발표했을 때, 인어공주 역에 할리 베일리가 선정되자 일부에서는 ‘흑인이 어떻게 인어공주 역할을 맡을 수 있냐’고 반발했다. 디즈니는 인어도 존재하는데 흑인 인어공주가 존재하면 안 될 이유가 뭐가 있냐는 반응을 보였다. 잘못된 것은 우리의 편견과 차별, 배제, 혐오임을 다양한 문화 콘텐츠 속에서도 찾을 수 있다. 
 애니메이션에 PC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작품을 보며 그 시작, 분기점을 찾으면 2012년 개봉한 <메리다와 마법의 숲>이 나온다. 영어 원제는 용기라는 뜻의 ‘Brave’다. 이른바 ‘디즈니 프린세스’ 영화 중 처음으로 공주가 ‘왕자는 필요하지 않아(Girls do not need a prince)’라고 한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공주는 자기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
 던브로 왕국의 공주 메리다는 어릴 때부터 말타기를 좋아했고 활쏘기에 관심이 많았다. 10살 생일 선물로 아빠 퍼거스 왕은 딸에게 활을 선물한다. 엄마인 엘리노어 왕비는 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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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적 예민러, 프로불편러, 하고재비. '썬'을 이름으로 자주 쓴다. 특별히 잘하는 것은 없지만, 가만히 있기와 시키는 대로 하기는 특별히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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