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史의 희귀종 ‘내각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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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2
#2023년 11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이내훈의 아웃사이더] 28번째 기사입니다. 이내훈씨는 프리랜서 만화가이자 정치인입니다. 주로 비양당 제3지대 정당에서 정치 경험을 쌓았고 현재는 민생당 소속으로 최고위원과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습니다. 이내훈의 아웃사이더는 텍스트 칼럼 또는 전화 인터뷰 기사로 진행됩니다.
 
[평범한미디어 이내훈 칼럼니스트] 한국 정치사에서 유일하게 내각제를 실시했던 때가 있었다. 바로 장면 내각 정부(1960~1961년)다. 물론 장면 내각 체제에도 대통령(故 윤보선)이 있었지만 통상 내각제는 당과 내각의 리더 총리를 중심으로 국정이 돌아가기 마련이다. 그런데 장면 정부는 역대 정부 계보에 언제나 빠져 있다. 장면 정부는 무능했다는 세간의 평가가 결정적이었다. 내각 출범 이후 1년도 안 되어 5.16 쿠데타가 일어났는데 막지 못 했다는 책임론이 컸다.
▲ 2공화국의 핵심 인물 윤보선 대통령과 장면 총리의 모습. <사진=유튜브 채널 'Connecting Link' 캡처>
박정희 대통령은 장면 정부의 무능함을 부각해서 쿠데타가 불가피했음을 선전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박정희 대통령이 가장 높게 평가 받고 있는 경제성장의 기반이 됐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장면 정부에 오리지널리티가 있다. 아무래도 박정희 대통령이 지적한 장면 정부의 무능은 군부 통솔력에서 기인한 것 같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데 4.19 혁명 이후 집권한 장면 정부는 그럴 능력도 없으면서 경찰과 군부를 통제의 대상으로만 간주했고, 두 조직의 수장을 민간인으로 임명했다. 결과는 실패였다. 나아가 장면 정부가 전복되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장면 정부의 실책은 비단 군부에 대한 통제 불능 뿐만이 아니었다. 그땐 언제고 제2의 6.25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불안한 정국이었음에도, 장면 정부는 국론 분열이 벌어지고 나라가 혼란스러웠음에도 아무런 국민 통합의 역량을 보여주지 못 했다. 공산주의자들과 자유주의자들이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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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는 언론사입니다. 국회를 출입했던 정치부 기자 출신 30대 청년이 2021년 3월 광주로 내려와서 창간했습니다. 지속적으로 좋은 기사를 쓰고 싶어서 겁 없이 언론사를 만들었는데요. 컨텐츠 방향성, 취재 인력, 초기 자금, 수익구조, 사무실 등 무엇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는 걸 깨닫고 있습니다. 좋은 공동체를 위해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언론인의 자세, 이것 하나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끝까지 버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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