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확성기 방송, 정말 했을까?

문경환
문경환 · 기자, 출판인
2024/06/13
북한이 8일 밤 대남 풍선을 살포하자 대통령실이 9일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열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즉각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군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약 2시간 동안 방송을 실시했다고 합니다. 
   
수상쩍은 대북 확성기 방송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일단 방송을 2시간만 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합참은 “방송 추가 실시 여부는 전적으로 북한의 행동에 달려있다”라면서 북한의 반응을 보고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고 했습니다. 
   
애초에 정부는 ‘북한이 감내하기 어려운 조치에 착수하겠다. 확성기 재개를 배제하지 않겠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언론은 북한이 확성기 방송을 가장 두려워한다며 무슨 ‘게임 체인저(전쟁의 판도를 바꾸는 무기)’처럼 묘사했습니다. 전방의 북한군 장병들이 확성기 방송을 듣고 심리적 타격을 입고 고통에 빠져 사기가 떨어진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었습니다. 
   
그런데 겨우 2시간 방송만 하고 중단했다니 얼마나 효과가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상식적으로 ‘재개’를 한다고 하면 최소한 예전과 같은 방식과 수준으로 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하루 10~15시간씩 했다고 합니다. 확성기 방송을 2시간만 한 것은 상식적이지 않고 정말 ‘기상천외한 방식’입니다. 
   
또 하나, 진짜 방송을 하기는 했는지도 의문입니다. 
   
언론은 북한이 확성기 방송을 무척 고통스러워한다면서 이게 무슨 필승 전략인 것처럼 소개했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군에서 확성기 방송 장면을 대대적으로 공개하면서 우리 국민에게 “봐라, 우리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제 다시는 오물 풍선이 안 날아 올 거다”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런데 어디에서도 확성기 방송 영상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러니 그저 군이 확성기 방송을 했다니 그랬나보다 하고 믿는 수밖에 없습니다. 
   
2016년 국군심리전단이 확성기 성능 기준을 정할 때 1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 방송 내용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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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많은 인터넷 언론사 기자. 1인출판사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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