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훈을 주는 이야기

숨비
숨비 · 살아가는 이야기 들을 공유 합시다
2023/03/30
가슴찡한이야기

소록도에서 거주하고 있는 K신부 앞에 일흔이 넘어보이는 노인이 다가와 섰습니다

“저를
이 섬에서 살게 해 주실 수 없습니까?”

느닷없는 노인의 요청에 K신부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아니, 노인장께서는
정상인으로 보이는데
나환자들과 같이 살다니요?”

“제발…”

그저 해본 소리는 아닌 듯 사뭇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노인을 바라보며, K신부는 무언가 모를 감정에 사로잡히게 되었습니다

” 저에게는
모두 여덟 명의 자녀가
있었지요”

자리를 권하여 앉자
노인은 한숨을 쉬더니
입을 떼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중의 한 아이가 문둥병에 걸렸습니다.”

“언제 이야기입니까?”

“지금으로부터 40년전,
그 아이가 열 한 살 때였지요”

“병 사실을 알았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행동은 그 아이를 다른 가족이나 동네로부터 격리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로 왔겠군요”

“그렇습니다.”

“소록도에 나환자촌이
있다는 말만 듣고,
우리 부자가 길을 떠난 건 어느 늦여름이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교통이 매우 불편해서 서울을 떠나 소록도까지 오는
여정은 멀고도 힘든 길이었죠.

하루 이틀 사흘…
더운 여름날 먼지나는 신작로를 걷고 타고 가는 도중에 우린 함께 지쳐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다 어느 산 속 그늘 밑에서 쉬는 중이었는데,

나는 문득 잠에 골아 떨어진 그 아이를 죽이고 싶었습니다.

바위를 들었지요.
맘에 내키진 않았지만
잠든 아이를 향해 힘껏
던져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만 바윗돌이
빗나가고 만 거예요.
이를 악물고 다시 돌을
들었지만…

차마 또다시 그런 짓을
할 수는 없었어요.
아이를 깨워 가던 길을
재촉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소록도에 다 왔을 때 일어났습니다

배를 타러 몰려든 사람들 중에 눈썹이 빠지거나 손가락이며 코가 달아난 문둥병 환자를
정면으로 보게 된 것입니다.

그들을 만나자 아직은 멀쩡한 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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