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운 노년생활]우리, 가족이 될 수 있을까

조유리_다나
조유리_다나 · <그런 엄마가 있었다> 작가
2024/04/19
- 영화 <룸 쉐어링>이 꿈꾸는 ‘대안가족’에 대하여

*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독거노인과 대학생의 좌충우돌 동거일기
대학생인 지웅(최우성 분)이 어느 날, 홀로 사는 노인 금분(나문희 분)의 집에서 함께 지내게 된 이유는 바로 지자체에서 진행한 ‘어르신-대학생 룸 쉐어링 사업’에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주거 공간의 여유가 있는 노인들의 신청을 받아 지방에서 올라온 대학생들에게 방을 제공해주는 세대 통합형 주거 공유 프로그램’으로 소개된 룸 쉐어링은 옛날식으로 말하면 노인이 거주하는 집의 방 하나를 대학생에게 내주고 하숙을 치는 격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금분의 집에 들어선 날. 그러나 지웅을 맞이하는 건 바닥에 잔뜩 그어진 빨간색과 파란색, 노란색 선들이다. 같이 살아도 서로 선은 넘지 말자며 빨간선 안쪽은 자신, 파란선은 지웅의 공간이고 노란선 안쪽은 공유 공간이라고 규정하는 금분. 밥은 따로 먹고 전기와 물을 절약하기, 그리고 집 안에서 대변은 보지 않아야 한다는 황당한 요구에 이르기까지, 까칠하고 깐깐한 성격의 금분은 새로 집을 나눠 쓰게 된 이 학생에게 제대로 된 갑질을 보여준다.

서글서글하고 예의 바른 청년 지웅은 하필이면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있어 하루에도 몇 번씩 화장실을 찾아야 하는 체질이지만 어쩔 수 없이 모든 조건을 받아들이고 할머니와의 동거를 시작한다. 그럼에도 갈등은 피할 수 없으니. 간헐적으로 강아지를 돌봐주는 펫시터 아르바이트를 하는 지웅이 며칠 동안 맡게 된 강아지 때문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지웅의 친구가 허락 없이 집에 오는 바람에 서로 마음이 상할 정도의 막말을 주고받으며 크게 다투게 된다.
사진 출처 : ㈜엔픽플
가족의 의미를 다시 설정할 시기
‘룸 쉐어링’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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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육아, 교육 분야의 잡지에서 기자로 일했다. 결혼 후 힘든 육아와 부모의 질병을 겪으며 돌봄과 나이듦에 관심 갖고 사회복지를 공부한다. 저서는 친정 엄마의 10년 투병에 관한 이야기이며 본명과 함께 다정한 나이듦을 뜻하는 '다나'를 필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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