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선
박지선 · 페미니스트. 캣맘. 탈가정 청년
2023/07/11
[글쓰는 선-기초를 다지는 것]


# 구와 원기둥
매주 일요일 낮- 광진구에 위치한 미술학원에 간다. 왕복 3시간의 거리의 학원을 다니는 이유는 그 미술학원의 원장이 페미니스트이자 친구이고,  실력과 안목을 겸비했고 개인의 속도를 존중하기 때문이다.

몇 년 만에 유화 작업을 했다. 본격적으로 유화 작업에 돌입하기 전, 구와 원기둥을 그리고 빛, 명암, 채도 등에 대한 연습을 하면 좋겠다고 제안해서 9일 일요일 수업 내내 구 2개, 원기둥 1개 그리고 색칠을했다. 얼마나 재미없고 지루한 시간일까 생각했었는데 왠걸? 정말 재미있었다. 쉬는 날은 약을 복용하지 않는데(현재 복용하고 있는 ADHD약은 의존성이 있어 근무하지 않는 날은 약 복용을 쉬라고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집중이 정말정말 잘 되었다.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이 잘 이해가 되었고, 선생님이 하신 말씀을 귀담아 듣고 주신 자료를 꼼꼼히 관찰하고 작업에 반영할 수 있었다.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선생님께서 수업에 대한 이런저런 설명을 해 주시면 이해를 못 했는데, 시간이 흐르니 점점 이해하게 되었다. 손의 힘을 조절하는 법, 색감을 다루는 법, 관찰하는 법, 화면을 구성하는 법, 크기를 조정하는 법 등에 대해 익히게 되었다.

미술학원에 다닌지 1년이 되었다. 원래 혼자서 자유롭게 그림을 그렸는데 미술학원에 다니기 시작한 동기는 ‘기초’를 다지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싶은대로 자유롭게 그리는 편인데 기초가 없다보니 머릿속에서 상상한 것을 충분히 표현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예를 들면, 둥근 계단을 위에서 아래로 바라본다고 했을 때 그 대상을 잘 표현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작업해야 하는지, 거리감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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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려요. 글을 써요. 동네 고양이들 밥을 챙겨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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