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을 누르고 있는 돌덩이를 움직여보다 (3)

마릴린
마릴린 · 전직 선생, 현직 무직.
2024/02/12
중딩 1학년이자 초딩 7학년 아이들. 

입학 한 첫 날부터 사물함 속에 비집고 들어가 장난하다 옆 반 선생님한테 걸려 혼난 2명.
지각을 밥 먹듯이 해서 결국 명렬표에 지각 표시로 청소를 도맡게 된 10명.
온라인 줌 수업 때 카메라를 켜지 않아 매일 교과선생님들한테 지적 받는 단골 지적생 5명.
자폐아 친구를 괴롭혀서 분위기를 망쳐버리는 괴롭힘 마왕 4명.
교내 흡연으로 걸려 반성문 쓰면서도 킬킬거리는 2명.
단순 가출이지만 며칠째 부모님과 나를 걱정시키던 1명.
다른 학교애들과 연합하여 집단으로 애들 괴롭히던 3명.
점심 시간에 교실에 있던 소화기 분말을 뿌려 난리를 치던 2명. 
줌 수업 때 조회뿐만 아니라 1교시 수업에도 늦을까봐 매번 전화로 기상을 시키던 5명.
..............더 있는데......... 차마........이 중에는 모든 사안에 다 들어가는 핵심 인물도 있다.

동료 선생님이 한 마디로 요약해줬다.
'그 반 아이들 중에 좀 이상하고 유별난 애들이 많아요. 부장님 힘드셔서 어떡해요.'

마지막을 열씨미, 더 열씨미 일하고 떠나라는 의미인가보지. 그래 웃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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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선생으로 31년 근무하고 명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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