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나간 문장들 | 거리의 노동자들

단야
단야 · 관찰자
2023/10/26
나는 삶을 ‘학교’가 아닌 ‘거리’에서 배웠다. 바닥의 생리로 생의 고단함과 추잡스러움, 가짜 눈물과 두려움을 알았다. 가는 곳마다 걸인과 구걸꾼, 노숙자와 병자, 실패자와 도망자들이 있었고 그들 사이에서 나는 생의 논리를 체득했다. 왜냐하면 나는 고3부터 학교보다는 병실, 병원보다는 독방, 독방보다는 거리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었다. 내게 삶은 냉혈한 자연의 아귀다툼과 다름 없었다.

세상은 한 생명에게는 관심이 없었다. 생명의 논리보다 발전과 체제유지의 논리로 세상은 움직였고 그마저도 비논리적인 우연과 혼돈으로 가득했다. 인간은 약해서 자연에 늘 굴복했지만 한데 뭉친 인간은 강해서 나약한 인간을 매번 짓밟곤 했다. 개인은 집단 논리 속에서 늘 패배자였다.

생은 실존의 영역에 있다. 아무리 고상한 인간이라 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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