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는 실패, 외교는 부재… ‘구조비’ 소송만 최선인 정부 [대한민국 '생존비' 청구소송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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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5
산악인 ‘김홍빈 대장’을 만나러 가는 버스 안. 히말라야 8000m급 14좌 봉우리를 세계 최초로 모두 등정한 장애 산악인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등반 도중 조난사고로 열 손가락을 모두 잃은 김 대장은 본인에게 시련을 줬던 산을 어떻게 다시 찾을 수 있었을까.

지난달 23일, 초여름을 알리는 더위를 뚫고 도착한 곳은 국립대전현충원. 현충탑 헌시비 뒤편 ‘위패봉안실’ 안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검은색 위패 벽으로 둘러싸인 내부는 한낮에도 어두웠다. 엄숙한 분위기에 그 누구도 발소리도, 말소리도 내지 않았다. 참지 못해 새어 나오는 울음소리만 들려왔다.

벽에는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수백 명의 이름이 가지런히 적혀 있었다. 시신도 유해도 찾지 오지 못해 위패로만 모신 이름들. 죽어서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이들의 이름을 마주하니, 가슴이 먹먹했다.

입구 바로 왼쪽, 기자가 만나러 온 바로 그 사람 ‘산악인 김홍빈’의 위패가 봉안돼 있었다. 2021년 7월 19일, 김 대장은 히말라야 14좌 중 마지막 원정인 브로드피크(8047m) 등반을 장애인으로서 세계 최초로 성공한 후 하산 도중 추락 실종됐다.

2022년 9월 8일 국가보훈처(현 국가보훈부)는 김홍빈 대장을 국립대전현충원에 국가사회공헌자로 위패 봉안했다. ‘스포츠 영웅’으로는 7번째. 김 대장은 2021년 대한민국 체육훈장 청룡장(1등급 훈장)을 받았고, 같은 해 12월에는 ‘2021 대한민국 스포츠 영웅’에 헌액됐다.
김홍빈 대장은 시신도 유해도 찾지 못해 현충원에 위패로 봉안됐다. ⓒ셜록
하지만 세계 최초의 기록을 만든 김홍빈 원정대에게 ‘원고 대한민국’은 소송을 걸었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부는 2022년 5월 31일 광주광역시산악연맹과 대원 3명, 촬영감독 2명 총 6명(광주광역시산악연맹 포함)을 상대로 7000만 원 상당의 구조비용 청구 소송을 걸었다. 하산 중 실종된 김 대장을 수색하고 원정대를 구조하는 데 든 헬기 비용을 내놓으라는 것. 김홍빈 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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