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즈비언 부부는 ‘역겹다’는 말… 그 혐오가 역겹다 [우리가 가족이 아니라면 2화]

진실탐사그룹 셜록
진실탐사그룹 셜록 인증된 계정 · 알리고, 퍼트리고, 해결합니다
2023/07/28
https://youtu.be/Kk4mYHmUdZM
‘움직씨’는 품사 동사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레즈비언 퀴어 부부가 운영하는 퀴어 페미니즘 출판사 이름. 지난 6월 열린 2023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김건희 여사가 레즈비언 작가의 책을 샀던 그곳이다.

작은 글쓰기 센터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강사 노유다(42)와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던 나낮잠(45)은 움직씨 출판사를 단둘이서 운영하고 있다. 15년째 부부로 같이 살고, 8년째 동료로 같이 일하는 중이다.
지난 4일 나낮잠(왼쪽)과 노유다(오른쪽) 움직씨 출판사 공동대표가 셜록과 인터뷰하고 있다 ⓒ셜록
낮잠과 유다는 평소에 손을 잡고 다니진 않아도 주변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한집에 사는 짧은 머리에 얼굴이 닮은 두 여성. 커플티를 입지 않아도 동네에서 눈에 띄는 사람들이 됐다.

“저희가 40대라서 손을 잡을 때도 있고 안 잡을 때도 있는데, 스킨십이 잦은 커플은 아닌 것 같아요.(웃음) 관리사무소나 이런 곳에서 ‘두 사람은 자매냐’는, 굳이 듣지 않아도 될 호구조사를 받고는 있어요”(유다)

언뜻 보면 자매로 오해할 수 있을 법했다. 둘은 많이 닮았다. 자매냐는 말을 들으면 뭐라고 대답할까.

“’동거인입니다’라고 하죠. 동거인까지 얘기하면 더 이상 안 물어보시는 것 같아요. ‘가족입니다’라고도 얘기를 했고요. 좀 아쉽죠. ‘부부입니다’라고는 아직 생활반경 내에서는 얘기 안 하고요.”(유다)

그래서 부부가 선택한 단어는 ‘가족’이다. 낮잠과 유다가 부부라고 말하기 힘든 순간에는 넓은 의미로 가족이라는 말을 골라 쓴다.

“가족에 되게 다양한 맥락이 들어 있잖아요. 굳이 ‘자매예요’ 이런 얘기는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요. 우리 정체성을 숨기거나 덮는 행위는 (둘이) 함께한 15년 기간에는 없었던 것 같거든요. 다만, ‘(부부라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할까?’, ‘그 정보가 저 사람한테 큰 의미가 있는 걸까’에...
진실탐사그룹 셜록
진실탐사그룹 셜록 님이 만드는
차별화된 콘텐츠,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문제 해결까지 지향하는 탐사보도매체, 진실탐사그룹 셜록입니다
311
팔로워 2.6K
팔로잉 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