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미니멀리스트는..

김경주
김경주 · 오래 마음에 남을 이야기를 쓰고싶어요
2023/10/11

평일엔 주로 작업실에서 혼자 지내다가 주말이 되면 아빠가 계신 본가로 가는 생활을 하고 있다 보니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입던 옷들을 세탁해 본가 옷장에 가져다 넣어두고 입을 옷들을 챙겨와 걸어두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닙니다.
특히 겨울에는 외투 하나 무게도 상당해서 두 세개만 챙겨와도 차에 실었다가 꺼내서 올려 놓는 일에 꽤나 많은 노동(?)이 필요했죠.
그러다 보니 점점 가지고 왔다 갔다 하는 옷들을 줄이게 되었고, 코디나 다른 옷들과의 매치, 아이템 종류 등을 꼼꼼하게 따져가며 신중하게 옷을 골라 이동하게 되더군요.
그렇게 몇 계절이 지나면서 저절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실 한 계절에 제가 입는 옷들은 별로 많지 않다는 걸요. 
매일 출퇴근 하는 직장인들과 달리 일주일에 적으면 1~2회, 많아도 4번 이상은 외출 할 일이 없는 저같은 자유직업인(?)에겐 사실 그다지 많은 옷이 필요하지도 않고, 
아무리 옷장 안에 옷이 많아도 결국 제 몸에 편하고 입은 핏이 맘에 드는(말 하자면 최애의) 옷들에만 계속 손이 가니 내내 옷걸이에 걸린 보관 상태로만 있다가 그 계절이 지나면 다시 옷장 구석의 철 지난 의류 코너로 밀려나는 옷들이 적지 않았어요.
그렇게 몇 해가 훌쩍 지나고, 어느날 문득 옷의 비싼 가격에 비해 활용도가 너무 낮았다는 걸 깨닫고 옷값의 본전을 조금이라도 빼보겠다는 심산으로 걸쳐보면 그 옷은 이미 유행이 한참 지나버려 어딘지 옷매무새가 묘하게 촌스럽다고 느껴지는 거였습니다.
그런 상태가 되면 진작 자주 좀 입을걸, 하는 뒤늦은 후회와 함께 버리기엔 옷값이 너무 아깝고 아직 멀쩡한 거의 새옷인데 라는 생각 때문에 매번 고민을 하게 만드는 창고 아이템이 하나 더 늘어나는 일의 반복.
그렇게 옷장의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옷들은 애물단지가 되어 계절이 바뀔 때마다 선택과 처분 사이에서 고민하게 만드는 거죠.

몇년 전 어느 유명한 미니멀리스트가 쓴 책에서 (저자는 여자였어요) 자신의 옷장에 있는 옷을 계절별로 소개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한 계절에 입는 옷이 외투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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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사랑하고 푸른 바다를 그리워하며 다 함께 행복한 세상을 꿈꿉니다. 착하게 살아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 작은 선의와 실천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삶을 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사랑과 나눔과 오래 읽혀질 좋은 글을 남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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