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공장이 아니다

평범한미디어
평범한미디어 인증된 계정 · 평범한미디어는 사실 특이한 매체입니다
2023/11/09
2023년 10월30일 광주에서 <팬덤 정치,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개최된 박상훈 박사의 강연과 대담을 정리한 기획 기사 시리즈 마지막 6편입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일하는 국회”라는 담론이 있다. 국회의원들이 일을 안 한다는 거다. 그래서 일할 수 있는 국회의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건데, 여야가 툭하면 서로 공세를 취하면서 상습적으로 국회를 올스톱시키는 문제에 대한 고찰이라면 환영이다. 하지만 단순히 입법 숫자 또는 상임위 출석을 산술적으로 체크해서 더 많이 일해야 한다는 식이라면 곤란하다.
 
정치학자 박상훈 연구위원(국회미래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아래와 같이 주장했다.
 
국회는 맨날 싸움만 하는 것 같으니까 지난 10년 동안 일하는 국회를 만들자는 주장이 강했다. 근데 이 국회는 일을 많이 하는 곳이 아니어야 된다는 생각을, 우리 시민사회나 특히 언론인들이 해야 된다. 국회는 정치를 하는 곳이지 기업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공장이 아니고 다양한 생각들 사이에서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고 뭔가 성과를 많이 내야 되는 곳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
 
▲ 박상훈 연구위원의 모습. <사진=윤동욱 기자>
박 위원은 지난 10월30일 19시 광주 서구 서구문화센터에서 개최된 ‘열린 대담’(정의당 강은미 의원실 주최)에 강연자로 초대됐다. 이 자리에서 박 위원은 “전세계에서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최고 많이 일한다”며 “국회의원들은 새벽부터 배드민턴장이나 새벽 기도를 가지 않게 해줘야 되고, 저녁 시간에는 가족들이나 가까운 사람들하고 정말 중요한 문제를 깊이 상의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을 안 하는 것 아니냐는 편견과는 달리 아침 일찍부터 너무 정신없이 일하다보니 “사회에 필요한 곳곳을 살필 수가 없다는 것”이 박 위원의 문제의식이다. 중요한 것은 “깊은 사고와 논의를 할 여유가 없다”는 점이다.
 
특히 박 위원은 법안 발의 남발 현상에 대해 “정당의 기능이 없어졌기...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평범한미디어는 언론사입니다. 국회를 출입했던 정치부 기자 출신 30대 청년이 2021년 3월 광주로 내려와서 창간했습니다. 지속적으로 좋은 기사를 쓰고 싶어서 겁 없이 언론사를 만들었는데요. 컨텐츠 방향성, 취재 인력, 초기 자금, 수익구조, 사무실 등 무엇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는 걸 깨닫고 있습니다. 좋은 공동체를 위해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언론인의 자세, 이것 하나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끝까지 버텨보겠습니다.
419
팔로워 233
팔로잉 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