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연대를 복원하려면 - 1
2023/01/11
연대가 무너지고 있다. 한국 사회를 강하게 견인해 왔던 시민운동의 불꽃이 사그라들고, 각자도생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들 한다. 무엇이 연대를 무너뜨렸을까. 그리고 연대를 복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권과 연대에 관심을 가진 초보 연구자로서, 함께 고민을 나누고자 한다.
들어가며
파업이든 시위든 모든 종류의 저항 운동에서 핵심적인 요소는 연대의 구축이다. 그러나 연대를 만들기는 어렵다. 반대로, 연대를 무너뜨리기는 매우 쉽다. 많은 크고 작은 운동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대의가 모자라서라거나 능력 있는 상근자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다. 연대를 구축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고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운동들이 연대를 구축하려고 다각도로 노력한다. 시민들의 광범한 지지를 얻기 위해 구호를 조금 순화해보기도 하고, 특정 사건을 정치화함으로써 시민들을 거리로 이끌어내려 하기도 한다.
최근 벌어진 화물연대 파업이든 이태원 참사 사건이든 분명히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파업은 사실상의 패배로 돌아갔고 이태원 참사 사건도 희생자들에 대한 온갖 조롱들을 뒤집어 쓰며 점차 그 동력이 약해졌다. 핵심은 연대였다. 시민들은 화물연대 파업에 공감했지만, 연대하지 않았다. 적대적인 여론이 형성되었고 파업 동력은 갈수록 약해졌다. 이태원 참사의 경우 연대가 구축되는 듯 했지만, 점차 '정치색이 묻었다'라는 이유가 덧씌워지면서 반정부 세력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졌다. 이태원 일대의 상가 주인들은 상권에 피해가 온다는 이유로 추모 공간을 철거하겠다고 나섰다. 이태원 참사 사건이 추가적인 동력을 얻기는 사실상 힘든 상태다.
왜 이렇게 됐을까? 사건들이 가지는 성격과 평가를 떠나서 왜 화물연대와 이태원 참사에서 연대는 무너졌을까? 질문을 좀 더 확장해서, 왜 어떤 곳에서는 연대가 형성되고 어떤 곳에서는 연대가 무너질까? 연대를 다시 구축하고 복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마 이 질문들은 무수한 활동가들이 안고 있는 질문이리라 생각한다.
한창 박근혜 탄핵으로 인해 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