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디 서의 사적리뷰 | 아이브의 3부작, 2022년의 '공주'
2022/08/29
아이브가 3연속 유효타를 날리며 케이팝 강팀으로 떠오르고 있다. 데뷔곡 ‘ELEVEN’, 두 번째 싱글 ‘LOVE DIVE’, 그리고 8월 22일 내놓은 ‘After LIKE’ 세 곡 모두 많은 사랑을 받는 중이다. 작년 12월에 데뷔해 아직 1년이 안 된 신인임을 생각하면 더욱 놀라운 성과다.
웹상에서 이 세 곡은 이미 “‘감히’ 3부작” 혹은 “나르시시즘 3부작”이라 불리고 있다. 아이브의 기획사 스타쉽 엔터테인먼트에서 딱히 3부작이라 공표를 하지는 않았지만 세 곡을 연결하는 힌트가 여럿 눈에 띈다. 2007년 원더걸스의 ‘복고 3연작’을 시작으로 2010년대를 거치며 방탄소년단, 러블리즈, 여자친구 등 많은 아이돌이 한 가지 주제를 긴 호흡으로 전달하는 3부작 기획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이제는 케이팝 기획에서 제법 보편적인 문법이라 보아도 좋을 것 같다. 팬들도 3부작을 쉬이 기대하고, 그런 흐름을 잘 읽어낸다.
아이브가 그리는 소녀는 2022년의 ‘공주’다. 신비로운 분위기의 음악과 화려한 비주얼 작업, 자기 자신에 한치의 의심도 없는 가사는 전 세대와는 달라진 지금의 ‘공주’를 구현한다. 데뷔곡의 가사 첫 줄부터 ‘따분한 나의 눈빛’과 ‘무표정했던 얼굴’을 말하는 화자는 온세상에서 구혼자가 몰려와도 웃고 싶지 않으면 절대 웃지 않았던 공주를 연상 시킨다. 그를 움직이는 것은 외부의 무엇이 아닌 오로지 ‘내 안에 빼곡하게 피어나는’ 감정이다. 세 곡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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