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성에 집착하는 나라
얼룩커
2021/10/01
민주주의 국가임에도 개인은 평등하지 않다. 2017년 출간된 김혜진 작가의 <딸에 대하여>에는 ‘비정상적인’ 가족이 나온다. 대학에서 비정규직 강사로 일하는 딸과 그의 동성애인은 고학력자임에도 정상성에 편입되지 못하는 존재다. 요양보호사인 ‘나’가 돌보는 여성 노인은 소싯적 잘 나가던 커리어우먼이었으나, 말년이 되어선 홀로 늙어간다. 결혼하지 않아 직계가족이 없기 때문이다. 서로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네 명의 여성들은 결국 한집살이를 하게 된다. 이 소설은 사회가 규정한 기준에서 벗어나는 개인들이 어떤 삶을 살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정상성 밖 개인을 인정하지 않는 국가는 선진국이라고 부를 수 없다.
한국은 정상성에 집착하는 나라다. 대졸자, 이성애자, 비장애인, 원주민. 한국 사회에서 소위 ‘정상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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