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의 정치학: 붉은 색과 검은 색의 순환
2022/12/29
내가 극장에서 《뮤지컬 레미제라불》을 본 것은 2012년 12월이다. 장발장이란 인물을 소재로 한 빅톨 위고(Victor Hugo)의 잘 알려진 소설을 뮤지컬로 그린 작품이다. 거기서 “적과 흑(red and black)”이라는 혁명가와 함께 1832년 프랑스의 민중봉기 상황을 묘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분노한 시민군은 거대한 붉은 깃발을 내걸었고 그들의 부른 혁명가의 일부는 이렇다.
세상의 색깔은 날이면 날마다 바뀌고 있네.
붉은 색-분노한 사람들의 피, 검은 색-지난 과거의 어두움.
붉은 색-동이 트는 세상, 검은 색-결국은 끝나게 될 밤.
붉은색은 심장의 색깔이고 정열의 색이다. 오행(五行)에서 화(火)에 해당한다. 사람의 에너지를 불러내는 데 붉은색을 따를 색이 없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을 비롯한 모든 혁명에서 붉은색이 사용된 것은 이 때문이다. 구체제(앙시앙 레짐)의 검은 악을 분쇄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하는 민중의 열망이 붉은색으로 표현된 것이다.
공산주의자들이 붉은색을 썼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한동안 붉은색 기피증이 있었다. 그러나 소련 공산주의가 멸망하고 냉전 체제가 끝나면서 붉은색 혐오...
대학에서 국제 정치학과 정치 철학, 그리고 남북한 관계와 중국 문제를 연구하고 강의하였으며 대학 총장을 역임하였다. 금강경 연구, 원효와 백성욱 박사에 관한 논문을 쓴 불교 연구자이다. 본명은 정천구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