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 스콧 세이건Scott Sagan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역사에서는 이제까지 한 번도 일어난 적 없는 일이 항상 일어난다.” 핵무기 억제의 가치에 관한 한 세이건의 말은 “이제까지 좋았다”라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어쩌면 억제력 옹호자들의 주장은 지금까지 옳았고 앞으로도 틀일 일이 없을지 모른다. 물론 한 번은 틀릴지 모르지만 말이다. 마이클 크래폰Michael Krepon은 “핵 억제력 옹호자들이 자신들이 옳다는 걸 매번 증명한다”라고 말하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핵 억제력을 정당화하는 과도한 요구 사항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옳다는 사실을 단 한 번만 증명하면 된다. 그때는 핵폭발 결과를 애통해하는 생존자들이 그들과 함께할 것이다. 확률을 따져본다면, 어느 쪽이 신중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까? 단연코 이기기보다는 진 적이 많은 쪽이다. 핵 억제력 ‘강화’를 믿는 사람들이 완전히 틀렸다는 사실이 제대로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핵폭탄에 대한 공포는 여러 어리석은 선택으로 이어졌다. 

이제까지 위기들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위험했고 잦았다. 그중 몇 가지를 이야기해보자. 위기마다 나타난 공통적인 패턴은 핵 위협 당사자들이 시간에 쫓겨 자신들이 받을 공격 가능성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쿠바 미사일 위기와 닥터 스트레인지

대표적인 예 중 하나는 1962년에 니키타 흐루쇼프Nikita Khrushchyov 소비에트연방 공산당 서기장이 쿠바에 중거리 핵미사일을 설치하면서 시작된 쿠바 미사일 위기다. 이 같은 조치는 1961년에 케네디 행정부가 지원한 피그스만 침공이 실패로 돌아간 후 피델 카스트로Fidel Cast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