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 같이 사냐?’ 보다 더 잔인했던 말

오진영
오진영 · 작가, 칼럼니스트, 번역가
2024/01/25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정치를 보는 날이 올까

최근 성희롱 발언이 논란이 되어 불출마 선언을 한 민주당 정치인 뉴스를 보면서, 내 언젠가 저 사람, 말 때문에 큰 사고 칠 줄 알았지, 라고 생각했다. 그이를 못마땅한 시선으로 봤던 이유는 내가 지지하지 않는 정당 정치인이라서가 아니었다. 정당의 대변인이었던 이가 상대당에 대해 날 선 공격, 집요한 반박이야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건 그의 일을 하고 있을 뿐(Just Doing His Job)이다.

작년에 대통령 부부가 입양한 유기견 이야기가 한 티비 프로그램에 소개됐을 때였다. 반려동물을 여럿 키우는 이유로 “아이를 가졌다가 잃고 힘들었을 때 유기견을 입양해 돌보며 고통을 잊었던” 사연도 이날 알려졌다. 위에 언급한 정치인이 다음날 한 유명 라디오 뉴스쇼에 나왔다. 그이가 난임 에피소드를 두고, ‘잘 사는 집이라 아이를 입양하면 좋았을텐데, 애들은 커가면서 막 개기지만 반려견은 주인 말을 잘 들으니까 동물을 입양했을 거라는 댓글도 많다’는 논평(?)을 하는 걸 듣고 경악을 했다...
오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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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와 오진영tv 유튜브로 시사 평론을 쓰는 칼럼니스트. 포르투갈어권 문학 번역가.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책>, 파울로 코엘료의 <알레프> 등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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