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청라언덕을 아시나요
2023/10/04
숨 가쁜 도시 속에 시간이 멈춘 골목이 숨어 있다. 골목길을 따라 타박타박 걷다 보면 시간은 거꾸로 흘러 100년 전 풍경 앞에 멈춘다. 이국 땅의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향한 사랑, 백합 같은 그녀를 기다리던 설렘 그리고 태극기를 품에 안고 만세운동을 하러 가던 청년과 나라의 아픔을 노래한 시인을 만나는 길이다. 세월이 가도 잊히지 않는 이야기가 두런두런 흐른다. 이 이야기는 대구 청라언덕에서 시작된다.
청라언덕에 울려 퍼지는 사랑의 교향악
대구근대골목은 2012년 장애물 없는 관광자원 부문 ‘한국관광의 별’을 수상했고,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곳 100선’에도 선정되어 그 인기를 실감케 한다. 모두 5개의 코스 중에 2코스가 핵심이다. 청라언덕에서부터 진골목까지 100년 전 근대문화를 더듬어본다.
푸른 담쟁이덩굴이 무성한 청라언덕에는 푸른 눈의 선교사 주택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스윗즈, 챔니스, 블레어 3명의 선교사가 살던 집이다. 서양식으로 지어진 선교사 주택은 유럽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지금은 선교, 의료, 역사를 테마로 한 작은 박물관으로 변신했다. 주택 아래쪽에 있는 ‘은혜의 정원’이 있다. 낯설고 척박한 이국땅에서 향수병과 싸워가며 복음을 전파했던 선교사와 그 가족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동산병원의 전신인 제중원을 세워 의료를 베풀고, 근대 교육에 힘썼던 그들. “I’m going to love them.” ‘나는 죽어서도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