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신용품 대신 성평등한 세상

수미
2024/04/04

 2023년 11월 4일, 진주의 한 편의점에서 여자 직원이 한 남성 손님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경찰 진술에서 범인은 본인은 남성연대이며 ‘여성 직원이 짧은 머리를 해서’ 페미니스트인 줄 알고 때렸다고 했다. 그리고 맞는 여자 직원을 도와준 50대 남성에게는 이렇게 말했다. “왜 당신은 남자인데 여자를 돕느냐.” 

 참담한 혐오범죄의 현장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피해자를 도와준 사람이 존재했다는 것. 두 번째는 대다수 사람이 이 사건이 비상식적이라는 것을 안다는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다.) 신문과 뉴스에선 일제히 폭행의 이유인 ‘짧은 머리’를 강조한 제목으로 기사를 실었다. 나는 제목이 일종의 경고처럼 느껴졌다. ‘짧은 머리=페미니스트=위험’의 공식을 알려주는 것 같은 위화감이 들었다. 당연히 헤어스타일은 누구에게나 자율의 영역이다. 다만 성별 고정관념이 강한 사회에서 헤어 스타일은 하나의 정체성으로 통한다. 여자는 긴 머리, 남자는 짧은 머리. 그리고 혐오를 부추기는 어느 집단에게 우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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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큰 소리로 웃는 여자. 에세이 <애매한 재능>, <우울한 엄마들의 살롱> 저자. 창원에 살며 <우울한 여자들의 살롱>이라는 모임을 주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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