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불행해지는가?

박현우
박현우 · 헬조선 늬우스 대장
2023/11/16
언제 불행해지는가?
  • 나의 중심을 잃을 때

'나'를 찾는다, 라는 말의 의미
흔히들 하는 말들이 있다. "나를 찾으러 인도로 여행을 떠난다"거나 "나를 잃은 것 같다"라는 말. 나는 한 때 이 말이 의미하는 진정한 뜻을 몰랐다. 그러다가 어떤 현명한 분을 만나서 2시간 정도 대화를 나눈 뒤에 이 말이 의미하는 바를 전보다 잘 알게되었다.

이 말은 나의 꿈이나 인정욕구와 관련이 있다. 내 꿈이 '이 곳'에 있는데 '저 곳'에서 딴짓을 한다면 '나'를 잃을 것이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는데 나에게 전혀 관심도 없는 엉뚱한 곳에서 인정을 받으려고 애를 쓰고 있으면 그 때도 '나'를 잃을 것이다. 아마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도 의도치 않게 잃게 되겠지. 

그러니까 '나'를 찾으러 인도에 간다거나, 태국에 간다거나 일본에 간다거나 하는 식의 '힐링 여행'은 '나'를 찾는 것과는 딱히 관련이 없다. 오히려 그런 여행은 현실을 잠깐 벗어나는 것을 통해 일시적 기쁨을 주는 것일 따름이다. 인도에 '나'는 없다. '나'는 '지금 여기에' 있다. 청소 안해서 머리털 휘날리는 더러운 방 구석에서도 '나'를 찾는 것은 가능하다. 애초에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관점의 문제니까.

언제 불행해지는가?
분명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음에도 그 일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나'를 잃는다. 이 말은 직업에 대한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특정 직업을 가지지 않고서도 원하는 일을 하는 방법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직업에서도 그렇고, 직업 외의 현실 속에서도 원하는 일을 하고 있지 않을 때, '나'를 잃게되고 이때 우리는 허무감을 느끼게 된다. 살아간다는 행위가 무의미해지는 것.

현대 미술의 회화 작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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