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사태’가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이유

전지윤
전지윤 · 배우고 글 쓰고 활동하는
2022/05/14
윤석열 시대가 시작되면서 죄없는 탈북자를 간첩으로 조작한 검사가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이 되고, 성소수자와 이주민을 혐오하는 막말을 한 사람이 다문화 비서관이 되고, 여가부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이 여가부 장관이 되고, 세월호 보고서 조작한 사람이 국정원장이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장관과 고위 인사가 되는 서울대, 법대, 검찰, 족벌언론 출신의 중년 남성들은 하나같이 온갖 특권, 반칙, 비리, 부패, 투기의 기록을 줄줄이 달고 있다. 정호영은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이고 극단적인 사례일 뿐이었다. 무엇보다 이들은 관직-로펌-기업-학계-관직의 어지러운 무한반복의 회전문을 통해 한국사회의 ‘기득권 엘리트 부패 카르텔’이 무엇이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교과서적인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그래도 가장 기막힌 것은 한동훈의 경우이다. 한동훈은 이 ‘기득권 엘리트 부패 카르텔’의 가장 핵심적인 인물이면서, 마치 자신이 부패한 권력자들을 감시하고 단죄하는 정의의 사도였던 것처럼 행세해 왔고, 윤석열 정부의 핵심이며 권력의 2인자로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런 한동훈이 법무장관으로 지명되고 검증이 시작되면서 그가 20대 초반부터 이미 부모를 따라서 부동산 투기에 뛰어들고, 온갖 반칙과 범법을 일삼으면서 재산을 증식하고, 자녀에게 그런 부와 특권을 물려주기 위해 입시부정과 스펙쌓기에 매달려왔다는 것이 드러났다. 족벌언론들이 찬양하듯 ‘조선제일검’이 아니라 ‘조선제일위선자’였던 것이다. 
   
한동훈과 검언카르텔이 그동안 주장하고 행동했던 것에 따르면 이제 ‘한동훈 사태’가 벌어져야 마땅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보다시피 그런 일은 전혀 벌어지지 않았다. 과거에 한동훈이 주도한 인간사냥에 동조한 것이 꺼림직했던지 일부 개혁언론들이 나서서 한동훈을 파헤치기는 했다.(이런 ‘형식적 공평’도 별로 보여주지 않은 개혁언론들도 있었다) 
   
그러나 ‘사태’로 발전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맞아야 한다. 먼저 족벌언론들이 앞장서 나서야하고, 개혁언론들이 적극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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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보다 사람이 목적이 되는 다른 세상을 꿈꾸며 함께 배우고 토론하고 행동하길 원하는 사람입니다. <다른세상을향한연대>라는 작은 모임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쓴 첫 책에도 관심 부탁드립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1685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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