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특파원의 기록: 수하일 샤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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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3
SBS 김수형 기자의 '워싱턴 특파원의 기록: 수하일 샤힌 ①'에서 이어집니다.

수하일 샤힌 취재하는데 도움 준 피란민들

2021년 9월 7일 화상 인터뷰에 나타난 탈레반 대변인공항에서 아프간 피란민 취재를 마치고 리포트까지 한 뒤, 이들 가운데 누군가는 수하일 샤힌 대변인의 연락처를 알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락처를 받아뒀던 사람들에게 수소문해봤더니 이들은 확실히 탈레반과 접촉하는 루트를 아는 사람들이 있었다. 여러 명이 현지 지인들에게 받았다며 연락처를 전해줬다. 하지만 이 번호가 수하일 샤힌의 것이라는 확신은 없었다. 대서양에 편지 담은 와인 병을 띄워 보내는 심정으로 접촉을 시작했다. 일부는 틀린 번호로 확인이 됐지만, 번호 한 개가 이상할 정도로 답이 없었다. 휴대폰과 SNS 메시지에 뜨는 모든 수단으로 연락을 했는데, 아프간인들이 많이 쓴다는 왓츠앱은 메시지를 읽기는 하고, 답은 안 주고 있었다. 딱히 반응도 없이 그렇게 시간이 꽤 지나가버렸다.

출처: SBS
시간 날 때마다 계속 메시지를 보냈더니 어느 날 벼락같이 "연락 줘서 고맙다. 인터뷰 할 수 있는 일정을 주겠다"고 답변이 왔다. 하지만 사실 그게 샤힌이라고 100% 확신할 수 없었다. 이 인터뷰는 음성 통화나 이메일로는 절대로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가 화상에 등장하고 내 눈과 귀로 확인해 수하일 샤힌이라는 확신이 들 때만 방송을 한다고 나름 기준을 정했었다.

전화를 해도 받지도 않고, 그냥 본인이 답을 줄 수 있을 때 메시지를 보내주는 상황이어서 더 답답했다. 인터뷰 시간을 몇 번 잡기는 했지만, 그때도 실제 성사되지 못했다. 이렇게 인터뷰가 몇 번 불발되면서 이번 인터뷰는 헛심만 쓰고 성사되지 못하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2시간 내에 인터뷰 가능할지 확인해주겠다"고 또 답이 돌아왔다. 약간의 오기도 생기고, 이 번호 주인의 얼굴을 실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무실에서 스탠바이 하고 있으니 준비되면 연락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더니 "15분 뒤에 하자"고 최종 통보를 받았다. 이미 그 시간 카타르 도하는 자정에 가까운 아주 늦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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