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안 만나줘?" 여성이라는 이름의 '형벌', 사회가 지킨 것은 '가해자' 였습니다.

율무선생
율무선생 · 사회는 빛과 그림자의 산물이다
2022/09/16
오늘 얼룩소를 보니 며칠 전 발생한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을 다루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다들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신당역 가해자 전씨(곧 신상공개 됩니다.)와 똑같은 맥락의 정서를 지니고 있는 "왜 안 만나줘?" 에 대해 다루고자 합니다. 

"내가 너 좋아하는데 너는 나랑 왜 안 만나줘?"
제가 겪었던 일을 끄집어내보겠습니다. 저는 남녀공학 중학교를 나와 여고를 다녔었습니다.
성인이 된 이후, 중학교때 친하게 지냈던 남자애들과 연락을 다시 하게 되면서 다같이 어울리며 놀러다녔습니다.
거기엔 중학교 시절 저에게 다소 소름끼치는 방법으로 고백을 하며 저의 모습을 관찰했던 남자애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율무선생이 15살~23살 8년간 겪은 사건>
15살 때, 저는 의문의 쪽지가 저의 지정 책상에 놓여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호기심에 접혀있던 쪽지를 열어보니, '널 좋아해' 라는 말이 적인 쪽지였던 것입니다. 당시 반 친구들과 친하지도 않던 아이들까지 전부 저의 반으로 몰려와 그 쪽지를 보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누가 적었는지 발신인은 적혀있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흘렀습니다.
이번엔 제 핸드폰으로 반 남자애들 번호들로 연락이 왔습니다.
 
아마 아시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당시 휴대폰은 스마트폰이 아니었고, 2G폰이었죠? 피처폰이라 불리던 핸드폰은 내 전화번호가 아닌, 다른사람들의 전화번호를 이용하여 문자나 전화 발신 같은게 가능했어요. 발신제한전화나 문자도 가능했습니다.
출처: 픽사베이
'왜 내 고백 무시해?'
'내'
'가'
'너'
'좋'
'아'
'해'
'내가'
'좋아하는데'
'너는'
'왜'
'안 만나줘?'


반 남자애들 11명의 번호로 돌려가며 저런식으로 띄엄띄엄 매초마다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당시에 정말 무서웠던 기억이 아직도 있습니다. 약 3주 동안
저는 위와 같은 한 글자 형식의 비슷한 내용의 문자들을 반 남자애들 번호로 지속적으로 받았고,
그 문자를 받은 건은 20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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