슐츠가 말하는 슐츠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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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2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피너츠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선생님의 성격(character)의 서로 다른 면을 각각 대표한다고 생각하세요?

물론입니다. 저는 제가 하는 것처럼 여러 명의 캐릭터들을 가지고 매일 작업하면서 각 캐릭터에 작가 자신의 일부가 담기지 않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캐릭터들이 조금씩 조금씩 변하는 이유가 그거죠. 저는 아이들의 성격이 동일성을 유지하도록 했지만, 말하고 행동하는 게 변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는 게 제 생각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좋은 점이 있고 나쁜 점이 있기도 하고요.
찰리 브라운은 스누피에게 식사를 가져다주면서 자신이 평소와 다른 걸음걸이로 왔는데 혹시 눈치챘느냐고 묻는다. 스누피는 자신이 눈치를 못 챘다는 사실을 깨닫고 속으로 자신을 탓한다. 슐츠의 만화에는 이렇게 섬세한 감정 묘사가 많다. 1999년 5월 1일에 발행된 만화 (이미지 출처: Fandom)
제 아들 몬티가 제게 들려준 이론에 동의하는데요, 그 애가 어느 날 제게 이러더라고요. "아빠가 그리는 캐릭터들을 생각해봤는데 찰리 브라운이 제일 똑똑한 애라는 결론을 내렸어"라고요.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그 애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찰리 브라운이 선생님 성격 중 어떤 면을 가지고 있나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닮지는 않았어요. 물론 그렇다고 생각하면 재미있게 들리겠지만요. 가령 저는 찰리 브라운처럼 루저(loser, 찰리 브라운은 항상 경기에 진다--옮긴이)는 아니에요. 하지만 야구든 골프든 하키든 게임에서 지면 잊지를 못해요. 심지어 50년 전에 진 경기를 두고 지금도 괴로워합니다.

제가 찰리 브라운과 닮은 게 있다면 둘 다 좋아하는 몇 가지에 열광한다는 거예요. 그런 점에 제 어린 시절의 제가 찰리 브라운 같았어요. 저는 야구 경기가 다가오면 플레이할 생각에 잔뜩 기대하고, 경기날 비가 오면 그라운드에서 비를 맞으며 서서 "다들 어디 가냐, 그냥 나와서 경기 시작하자"라고 하는 아이였어요. 저는 그런 일에 전심을 다하는 성격이었고, 그림을 그리는 일도 그래서 40년 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제가 하는 일에 진심이거든요.
비가 오니 경기를 취소하자는 말에 네가 맡은 일에 집중하라며 아랑곳하지 않고 경기를 이어가는 찰리 브라운 (이미지 출처: Pinterest)
찰리 브라운처럼 우울해지곤 하세요?

물론이죠. 지난 며칠 동안도 우울한 마음으로 지냈어요. 정확히 왜 이러는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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