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투쟁에 납치된 정치를 구하는 방법
5년마다 성찰금지 적대 재설정
"니들 이제 뒤졌어" 한 때 노조를 변호했던 후보가 대통령이 되자 노조 간부가 사측을 겨냥한 듯 말했다. "아직 모르세요. 세상 바뀌었다구요" 몇 년 후 기업가 출신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자 사용자가 노조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었을 때는 장기투쟁을 하거나 힘겨운 노동조건을 견디던 몇 노동자가 자결하는 일도 생겼다. "큰 일입니다. 이제 친노조 정부가 들어 섰으니 기업하기 깝깝합니다" 2017년, 탄핵 촛불로 대통령이 물러나고 문재인 대통령이 들어서자 한 사용자가 이렇게 한탄했다. "이제 노조 몇 군데서 악소리 날겁니다." 지난 대선이 끝나고 윤석열 대통령이 들어서자 고참 노조 활동가가 말했다.
대통령이 바뀌면 매번 이랬다. 이런 엎치락 뒤치락에 흔들리지 않는 노동자도 있다. 정권이 어디 가든 스스로 지킬 제법 탄탄한 노조가 있으니까. 그런 노조가 없는 노동현장이 더 많다. 차라리 노조 없이 늘 그 모양 그 꼴인 현장은 담담할 수도 있다. 그런데 위기를 강조해 사람을 동원하려는 집단은 정권이 바뀌어 노조가 작살 날 것처럼 말한다. 보수적 사용자나 우익들은 노조를 못죽이면 세상이 절단 날 것 같이 말한다. 이게 공포와 혐오로 서로를 유지하는 적대적 공생이다. 각종 여론 조사를 보면 시민 다수는 양 진영을 벗어나 있다. 여기에 적대와 혐오를 넘어서는 성찰까지 확산되면 낡은 진영은 무너진다. 그래서 적대적 공생은 성찰을 금지한다.
2023년 1월 18일, 주사파 척결의 우익 집회 구호가 국가 기구인 국정원의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압수수색을 보니 예상했던 이벤트가 시작된 모양이다. 오세훈 서울 시장은 전 시장의 흔적을 깡그리 지울 수 있을까. 윤석열 정부는 전 정부가 남긴 모든 것을 뿌리뽑을 수 있을까. 늘공은 선출직 공무원의 통제를 받는 것이 민주주의 원리지만, 이놈 들어서면 이렇게 하고 저놈 들어서면 저렇게 하는 공무원 행동이 바람직할까. 합의를 이룰 공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