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우승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최희윤
최희윤 · 이것저것 합니다.
2022/01/19
2004년 가을, 일본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일본의 국민 스포츠로 사랑받아왔던 프로야구가 위기에 빠졌습니다. 전통의 명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부진에 2002년 월드컵 이후 높아진 축구 열기가 겹치면서 시청률과 관중 수는 매 해 줄어갔습니다. 이에 요미우리 신문을 위시로 한 일본 사회의 주류 세력은 프로야구리그 재편을 논의하게 됩니다. 각 6개 구단씩 가맹되어 있는 2리그 체제를 포기하고 2개 팀을 합병이나 청산 등의 방식으로 정리한 다음 10개팀이 단일 리그로 개편하는 것이 주 내용이었습니다.

이런 개편안이 가시화 되고, 전통의 역사를 가진 긴테츠 구단이 오릭스 구단에 인수합병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프로야구 선수회는 강력하게 반발합니다. 구단과 선수 사이에서 협상이 오갔지만 결과가 순탄치 않자 선수회는 파업 카드를 꺼내듭니다. 이에 야구계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요미우리 구단은 "파업 강행 시, 올해 리그를 무효화하고 우승기록과 일본시리즈 자체를 말소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합니다.

이렇게 되자 당시 센트럴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던 주니치 드래곤즈 팀에는 비상이 걸립니다. 때는 가을, 5년 만의 리그 우승을 목전에 두고 파업으로 인하여 리그가 무효가 되어 우승 기록이 말소되면 지금까지의 노력은 모두 거품이 되는 상황. 이 때 주니치 팀의 감독 오치아이 히로미쓰는 파업 참여를 고민하고 있는 주니치 선수회장인 이바타 히로카즈 선수를 불러 다음과 같은 말을 전달합니다.

선수회 차원에서 최선을 다해 싸워달라. 우승이나 일본시리즈가 없어져도 상관없다. 세상에는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있다.
(
원문 :  選手会として、徹底的に戦ってこい。優勝や日本シリーズがなくなってもかまわない。世の中にはそれ以上に大切なことがある)
오치아이 히로미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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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운영하는거 술먹는거 좋아합니다. 공식적으론 글쓰는 업무를 맡고 있는데, 글을 정말 못 써서 고민입니다. 문법 오류, 오타는 살짝 눈감아 주세요(눈감을 수준을 넘어서는게 문제지만) instagram @heeyun_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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