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살짝 물고 스마일
2023/06/28
한여름으로 들어서면서, 한의원을 찾으시는 환자분들의 표정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더운 날씨도 힘든데, 몸까지 불편하니, 힘들단 소리가 절로 나오고 얼굴이 절로 찌푸려진다. 치료를 받으면서 평소와 똑같은데도 불만을 표하시는 분들이 생긴다. 한쪽에서는 덥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냉방을 줄여 달라고 한다. 핫팩은 유난히 뜨겁고, 같은 자리에 맞는 침도 오늘은 더 아픈 것 같다.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제가 미우세요?”라고 묻는 환자도 만난다. 기후온난화로 해마다 그 강도를 더해가는 더위는 북극곰에게도 땅속의 지렁이에게도 그리고 이 기후변화에 상당한 책임감을 느껴야 할 대한민국의 호모사피엔스에게도 영 달갑지가 않다.
진료실 분위기를 다독이면서 문득 철불의 모습이 떠올랐다. 처음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정말 ‘우왓!’ 하는 느낌으로 철불을 만났다. 크기는 물론이고 철의 차갑고 무거운 질감과 기존 사찰에서 보았던 불상과는 다른 그 무엇에 매료되어, 한참을 자리를 뜨지 못했었다. 완성되지 않은 붓다의 모습이랄까, 화택과 같은 현실을 견뎌내기 위해 철의 옷을 입었다고 해야 할까...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 것이겠지만, 황금으로 장식된 사찰의 세련된 불상들보다 거칠고 차가운 철불이 품고 있는 강하고 굳셈과 질박하고 어눌함이 마음 깊은 곳을 울렸다. 그 후에 만난 반가사유상의 모습은 정밀하게 다듬고 다듬어 만들어진 어떤 극치를 보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을 품은 듯, 세간을 초월한 듯한 자세와 미소는 이미 현실 너머의 이상향에 가 있었다. 뭐 하나 덜고 더할 것이 없는 완벽한 아름다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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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 늘 공감해 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고 웃는 여름 보내세요!^^
네네 한의사님~
여름이 있어야 가을의 추수가 있는데..
오늘도 살짝 어금니를 물고 옅은 미소를 지으면서
하루를 지혜롭게 보내겠습니다.
좋은 말씀 늘 감사드립니다~
@반복 늘 공감해 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고 웃는 여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