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평가로 교실이데아를 실현할 수 있는가?

이건주
이건주 · 교사. 문학연구자.
2024/05/02
MBC 교육대기획 '교실이데아' 3부작이 방영되었다. 수능의 한계를 깊게 파헤치고 공교육의 새로운 모델로 떠오르는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IB)를 국내에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특히 친구를 적으로 만드는 상대평가를 협력과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는 절대평가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입시 경쟁이 치열한 현실에서 불가피한 성적 부풀리기를 감수하면서 절대평가로 바꿀 수 있을지, 과연 평가 방식을 절대평가로 바꾸기만 하면 교실이데아를 실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1. 교과 절대평가가 지속 가능하지 않은 이유

최근 교육부는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2028 대학입시 제도 개편 확정안」 (2023)에서 2028학년도 대입 교과 성적을 전체 학년 모두 5등급 절대평가·상대평가 병기 방식으로 개편하겠다고 발표했다.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함께 기재해서 성적 부풀리기 우려에 대한 안전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2028 교과 성적에서도 사회·과학 융합선택과목은 절대평가 성취도만 생활기록부에 기재된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융합선택과목 중 사회·과학 교과(9개 과목)는 상대평가를 병기하지 않고 절대평가로 하기로 의결했기 때문이다. 

국교위는 그 이유로 ‘대입 안정성을 확보하면서도 고교학점제에서의 학생 선택권 확대’를 제시했다. 대입 안정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는 전체적으로 교과 성적 상대평가와 절대평가를 병기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고교학점제에서의 학생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융합선택과목 중 사회·과학 교과(9개 과목)만이라도 절대평가로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보적 교육 단체들은 융합선택과목만 절대평가로 실시하는 것은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고 비판하면서, 모든 선택과목을 절대평가로 실시할 것을 주장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들은 교과 성적을 상대평가 방식으로 산출하면 교사들이 학생들의 서열을 정하기 위해 실험 수업을 통한 수행평가보다는 암기 위주의 지필평가를 중심으로 수업과 평가를 운영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미래 인재를 육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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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 국어국문과 박사과정 수료. 논문 [김수영의 다원주의 시론 연구](2021) 발표. 『K-대학입시』(2024) 저자. [학교나침반] 네이버 카페 운영자. [학교나침반TV] 유튜브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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