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진료, 어떻게 대처할까?

이승훈
이승훈 인증된 계정 · 서울의대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교수
2024/04/06
앞 장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나라 의료 진료 체계는 1차, 2차 및 3차 병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응급 상황이 아니라면 반드시 동네에서 1차 진료를 받은 후 의사의 소견에 따라 2차나 3차로 넘어가도록 나름 강제된 구조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운영된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은 별로 없을 듯싶다. 실상은 3차 병원 방문을 위해, 1차 병원을 단순히 진료의뢰서 발급처로 활용하는 경우가 더 흔할 정도다. 게다가 비급여 진료라면 처음부터 3차 병원 진료도 가능하다.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사실 느슨해도 너무 느슨하다.
 
사실 1-3차로 나누는 병원 진료체계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서구 국가에서는 응급 상황을 제외하면, 환자가 임의로,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3차 병원을 바로 방문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상급 병원의 방문은 반드시 자신을 돌보는 가정 주치의의 허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병원 후송에 관련하여 정부의 모니터링을 받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인정에 이끌려 부탁을 들어주기는 매우 힘들다. 이렇게 선진국에서 강제적인 후송 절차를 만든 이유를 살펴보면, 첫째, 의학은 전문 영역이므로 일반인의 판단에 좌우되면 안 된다는 점, 둘째, 의료비용을 전부 국가에서 책임지는 만큼 주치의 시스템을 이용해 전체 지출을 관리하도록 의도하였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자본주의 국가에서도 의료는 공공재라는 인식이 강하다. 의학은 사적 영역이 아닌 국가 관리를 받는 주요한 사회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같...
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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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의대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전임교수, ㈜세닉스바이오테크 대표이사, (사)한국뇌졸중의학연구원 원장 및 뇌혈관대사이상질환학회 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의학자로서 뇌졸중의 기초와 임상에 관한 200여 편의 국외 논문을 발표했으며, 대한신경과학회 향설학술상, 서울대학교 심호섭의학상, 유한의학상 대상, 과학기술정보통신부/보건복지부/중소벤처기업부 3개 부처로부터 각각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미국심장/뇌졸중학회(American Heart Association/American Stroke Association)의 석학회원이기도 하다. 뇌졸중 전문가들을 위한 6권 교과서인 <뇌졸중 재발견(Stroke Revisited)> 시리즈, 일반인을 위한 <병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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