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에세이 4] 프로이직러

청년유니온
청년유니온 · “일하고 꿈꾸고 저항하다”
2023/05/01
* 노동절을 맞아 작성한
  서울청년유니온 조합원의 에세이입니다.
  4월 24일, 26일, 28일 / 5월 1일, 3일, 5일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진
  조합원 6명의 에세이가 공개됩니다.

처음 노동을 시작한 건 2010년 7월이다. 13년 동안 정규직 혹은 비정규직으로 공백기 없이 일했다. 공백기 없이 일하는 와중에 이직을 굉장히 많이 했다. 찬찬히 세어보니 총 10개의 회사를 다녔고 9번의 이직을 했다. (한 달 혹은 두 달 가량 일한 곳은 제외했다.) 면접을 볼 때마다 이직 횟수를 질문 받기도 하고 스스로도 이직 횟수가 7, 8번이 지나자 이렇게 이직을 많이 해도 되는 걸까 싶었다. 그래서 이번 에세이를 쓰면서 왜 나는 이렇게 이직을 많이 했는지 돌아보려고 한다. 

아주 크게 나눠보자면 불가항력적인 요인과 (임금체불, 부당해고, 노동을 지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건강이 나빠짐, 계약종료.. 등등) 과연 이 회사에 미래가 있을까 이렇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그런데 우습게도 후자의 경우는 얼마 되지 않았다. 거의 대부분 불가항력적인 요인 때문에 퇴사했다. 일단 첫 회사부터 돌아보면 현재의 기준으로는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 그 와중에 성추행 사건도 있었다. 사회 초년생이고 경력을 지속해야 했기 때문에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도 왜 그렇게 밖에 대처하지 못했을까 생각하는 일 중에 하나이다. 하지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았더라도 개인적인 상황도 크게 좋지 못해서 (데이트 폭력도 동시에 일어났다.) 대처를 제대로 할 수 있었을까 싶다. 이 사건 이후로 해당 경력을 포기했고 이력서에 2010년과 2011년 초까지는 적을 수 없게 되었다. 그 후로는 아예 업종을 바꿔서 웹과 편집 디자인을 번갈아 했다.

그다음 회사는 대기업 계열사의 계약직이었다. 디자인조차도 포기할까 하는 마음으로 대충 회사를 다녔지만 여기를 다닌 게 계기가 되어 디자인을 계속하게 되었다. 전 회사만큼 고통스럽진 않았다. 월급은 적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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