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판타지 소설이 아닙니다 - 웹소설처럼 읽는 과학
패러다임이라는 말은 일반인에게도 상당히 익숙합니다. 사람들이 명확한 정의는 몰라도 많이 사용하는 용어이고, 이 말이 토마스 쿤의 "과학 혁명의 구조"라는 책에서 처음 나왔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뉴턴 역학의 시대 때는 모든 이론을 뉴턴 역학에 끼워 맞추려고 노력하였고, 반례가 나올 경우 어떤 실수나 해석의 오류라고 생각하고 해명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실험이 점점 정밀해지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뉴턴 역학의 반례가 자꾸 발생하게 되었고, 뉴턴 역학을 포함하는 더 넓은 범위의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이 나타났죠. 그런데 과연 이 패러다임은 완전한 걸까요?
물론 이것은 누구도 모릅니다. 확실한 것은 많은 현대 과학자들 역시 뉴턴 역학의 시대와 마찬가지로 모든 결과를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에 근거하여 끼워 맞추려고 노력하고, 반례가 나올 경우 이론을 고칠 생각보다는 숨은 변수를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전에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에 대해 언급한 글이 있습니다.
오랜 세월 믿어진 이 이론 역시 계속해서 나타나는 모든 반례들을 당시 정상 과학인 4원소설 안에 끼워 맞추려 했습니다. 그리고 4원소설로 하늘의 원리를 설명할 수 없다 보니, 하늘에는 에테르라는 알 수 없는 5번째 원소가 가득 차 있는 공간으로 설명하여 관심을 끄도록 만들었습니다. 2천 년간 이를 의심하고 반박해보려는 사람들도 많았겠지만 소수 의견으로 무시되었을 겁니다. 에테르라는 개념은 4원소설이 부정되고 난 후에도 빛을 전달하는 매질이라는 의미로 한참을 유지하다가 1887년에야 마이컬슨-몰리 실험으로 반박되었죠.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만들어 패러다임을 바꾸자마자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우주는 변화하지 않는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지만, 상대성 이론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