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느 멋진 아침> : 그렇게 삶은 계속해서 나아간다.

조영준
조영준 인증된 계정 · 영화와 관련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2023/09/05
Daum 영화 : <어느 멋진 아침> 스틸컷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01.
5년 전 남편과 사별한 산드라(레아 세이두 분)는 홀로 딸을 키우며 살고 있다. 영어와 독일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그녀는 각종 회의에서 실시간 오디오 번역 일을 하는, 때로는 미군 참전용사들의 행사에서 연설을 번역하는 통역사로서의 삶도 갖고 있다. 남편을 떠나 보낸 이후 사랑은 더 이상 자신의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 틈을 파고들며 새로운 감정을 느끼게 하는 클레망(멜빌 푸포 분)과의 관계도 그녀에겐 중요하다. 무엇보다 그녀의 곁에는 치매와는 다르지만 비슷한 방식으로 기억을 잃고 시력에 잘못된 정보를 보내는 시각 장애를 일으키는 벤슨 증후군을 앓고 있는 아버지 키엔츨러(파스칼 그레고리 분)도 있다. 평생을 대학 교수로만 지내다 은퇴한 그의 곁에는 이제 전처가 된 아내(니콜 가르시아)가 아닌 5년 된 애인 레일라(페리아 델리바 분)가 있지만 여러 사정에 의해 산드라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영화 <다가오는 것들>(2016), <베르히만 아일랜드>(2022) 등의 작품들을 통해 인물의 심리를 감각적이면서도 단순하게 표현하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가고 있는 미아 한센-러브 감독. 그의 신작 <원 파인 모닝>은 그의 전작들이 가진 장점들을 그대로 이어받아 섬세하면서도 정교하게 한 인물의 삶을 파고 들고자 한다. 자신이 진정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를 물으면서도 반대로 그를 위해 자신은 무엇을 내놓을 수 있는지를 되묻는 방식이다. 이에 반응하며 자신만의 대답을 행동을 통해 드러내는 영화 속 인물의 모습은 그동안 감독이 보여준 것과 동일하다.

02.
영화의 중심에 서 있는 산드라가 현재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아버지 키엔츨러와 관련된 일이다. 병세가 점차 나빠지기 시작하면서, 가족이 돌아가며 하루에 두 세번 관심을 쏟으면 되던 일이 이제는 부족한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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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 영화 칼럼 <넘버링 무비> 정기 연재 부산국제영화제 Press 참가 ('17, '18, '19, 22') 19'-20' 청주방송 CJB '11시엔 OST' 고정게스트 (매주 목요일, 감독 인사이드) 한겨레 교육, 창원 시청 등 영화 관련 강의 및 클래스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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