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반의 성

퇴치1
퇴치1 · 주로 애니메이션
2023/04/22
영화 <거울 속 외딴 성> 리뷰  
포스터 출처: 다음 영화
중학생 '코코로'는 등교를 하지 않는다. 아니, 하지 못한다는 말이 더 정확하겠다. 같은 반의 '사나다' 무리에게 당한 괴롭힘으로 아직 힘들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딸이 걱정된 코코로의 엄마는 프리스쿨의 '기타지마' 선생님에게도 데려가 보지만, 코코로는 좀처럼 마음을 열지 못한다. 방 안 전신거울이 빛났던 어느 날, 코코로는 거울을 통해 바다 위에 외따로 자리한 성으로 이동한다. 성에는 다른 6명의 중학생도 도착해 있었다. 그런 그들 앞에 늑대 가면을 쓴 채 자신을 '늑대님'이라고 소개하는 소녀가 나타난다. 늑대님은 앞으로 1년간 성안을 뒤져 '소원의 열쇠'를 찾는다면,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호언한다. 
 
하라 케이이치 감독의 2022년 작 <거울 속 외딴 성>을 보며 떠오른 한 가지 의문. 성에 모인 7명의 청소년은 어째서 이야기 전개의 주동력이지 싶은 열쇠 찾기에 그다지 열심을 기울이지 않은 것일까. 다행히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이 의문은 해소된다. 소원의 열쇠는 단순히 성 안을 샅샅이 뒤지는 수준의 노력으로 찾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서, 미스터리를 표방하는 이 영화가 감춘 진정한 미스터리 하나가 시야에 들어온다. 
 

배반의 심장
 
열쇠를 찾는 1년간 아이들은 성을 자유로이 오갈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규칙이 붙는다. 9 to 5, 일본 시간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이용이 가능하다. 만일 그 이상 성에 머물게 된다면 규칙을 어긴 것으로 간주, 늑대에게 잡아먹힌다. 열쇠를 찾을 경우에도 한 가지 단서가 뒤따른다. 열쇠를 통해 소원을 이룬 후 성에서의 기억은 일거에 사라진다. 제각각의 사유로 등교를 거부하는 일곱 아이는 규칙 하나만큼은 똑 부러지게 지킨다. 그런 한편 매일 매일 성으로 출근 도장을 찍음으로 서로 간 우정이 싹트며, 그 소원이란 걸 꼭 이룰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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