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반의 성
2023/04/22
영화 <거울 속 외딴 성> 리뷰
하라 케이이치 감독의 2022년 작 <거울 속 외딴 성>을 보며 떠오른 한 가지 의문. 성에 모인 7명의 청소년은 어째서 이야기 전개의 주동력이지 싶은 열쇠 찾기에 그다지 열심을 기울이지 않은 것일까. 다행히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이 의문은 해소된다. 소원의 열쇠는 단순히 성 안을 샅샅이 뒤지는 수준의 노력으로 찾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서, 미스터리를 표방하는 이 영화가 감춘 진정한 미스터리 하나가 시야에 들어온다.
배반의 심장
열쇠를 찾는 1년간 아이들은 성을 자유로이 오갈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규칙이 붙는다. 9 to 5, 일본 시간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이용이 가능하다. 만일 그 이상 성에 머물게 된다면 규칙을 어긴 것으로 간주, 늑대에게 잡아먹힌다. 열쇠를 찾을 경우에도 한 가지 단서가 뒤따른다. 열쇠를 통해 소원을 이룬 후 성에서의 기억은 일거에 사라진다. 제각각의 사유로 등교를 거부하는 일곱 아이는 규칙 하나만큼은 똑 부러지게 지킨다. 그런 한편 매일 매일 성으로 출근 도장을 찍음으로 서로 간 우정이 싹트며, 그 소원이란 걸 꼭 이룰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