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아에오(10)] 최악의 상황, 실종과 교통사고의 콜라보.

케이크여왕
케이크여왕 · 평범함을 꿈꾸는 엄마
2024/03/26
아이가 실종된 적도 있고 교통사고가 나서 응급실에 가기도 했다. 최악의 상황들을 모두 겪어봤으니 이제 나에겐 좋은 일만 일어날 거라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이거 웬일? 불행의 끝판왕이 나를 향해 느릿느릿 걸어오고 있을 줄이야.
   
아이가 또 실종됐다. 활동 보조 선생님과 함께 돌봄 교실에서 나온 후, 2층에서 1층으로 열심히 뛰길래 평소처럼 실내화를 갈아 신을 줄 알고 따라가셨다고 한다. 그런데 1층 현관에 아이가 없다. 선생님이 다급하게 찾으셨는데 없어졌다고 연락이 왔다. 경찰에 신고한 후, 학교에 가서 아이 이름을 연신 불러댔다. 안 보인다. 행정실에 가서 CCTV에 아이가 교내 밖으로 나갔는지만 확인해달라고 말하고 갈만한 곳을 찾아다녔다. 시간상으로 교내를 나갈 리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이를 애타게 부른지 10분이나 지났을까. 경찰에서 연락이 왔다. 아이를 찾았다고 한다. 지난번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경찰에서 무척이나 빠르게 아이를 찾아줬다. 다행히, 아이가 위험하게 돌아다니는 것을 본 운전자 한 분이 그냥 지나치지 않고 아이를 파출소에 인계해주신 것 같았다. 운전자 선생님에게 고맙다고 연락처를 달라고 했더니 별일 아니라며 그냥 가셨다. 정말 고맙습니다. 활동 보조 선생님은 아이를 찾았다는 전화를 받자마자 학교 현관에 앉아서 엉엉 우셨다. 괜찮다고 했다. 학교 정문으로 아이를 데려온다고 하니 내가 먼저 가겠다고, 조금 더 울고 오시라고 했다. 활동 보조 선생님은 아이를 잃어버린 후, 오만가지 생각이 드셨을 것이다. 아이가 실종되기 전 즈음에 활보 선생님과 사찰에 갔던 지적장애 아이가 사찰 근처 냇가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고 인터넷 포털을 장식했었다. 그래서일까, 지난번 실종 때는 우리 아이를 찾을 수 있다는 강한 믿음으로 상황에 대처했는데 이번에 실종됐다는 전화를 받고는 행운의 여신 카드를 지난번에 썼기 때문에 이번엔 아이를 만나기까지 오래 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천만다행이다. 행운의 여신이 아이에게 다시 미소를 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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