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한국 콘텐츠의 진화를 막나?

박현우
박현우 · 헬조선 늬우스 대장
2023/05/14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각종 콘텐츠는 성장을 멈췄다. 영화, 드라마, 예능, 게임이 특히 그렇다. 음악이나 뮤직비디오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이 분야에 대해서는 문외한인지라 제대로 진단하고 있는지 확신은 없다. 이 글에서는 영화에 대해서 깊이 털지는 않을 거다. 일간 박현우를 해오면서 한국 영화판이 왜 이렇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썰을 많이 풀었으니까. 한 줄 요약하면, 말 잘 듣는 개가 된 감독들과 그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투자자 집단 때문에 한국 영화판이 이렇게 됐다. 

장사치들이 영화판에 들어와서 행패를 부리고 있으니 잘된 영화가 나오기는 정말 힘들다. 간혹 괜찮은 영화가 나오기는 하지만, <비밀의 숲>을 한국 드라마가 괜찮아지고 있다는 징후라 보기 힘든 것처럼, 가끔 잘 나오는 한국 영화로 한국 영화의 희망을 찾기는 힘들다. 괜찮은 영화를 찍던 감독들은 언제부턴가 평범한 영화를 찍어내거나 허접한 영화를 찍어내고 있다. 그 누가 알았겠나. 김지운이 <인랑> 같은 하찮은 물건을 만들 줄.

드라마는 어떨까. 꾸준히 새로운 소재의 드라마가 나오기는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몇십년 전부터 써오던 연출법은 예나 지금이나 바뀐 게 없다. 인물을 찍는 방법이나 인물 간의 관계를 구성하는 방법이나 영상에 음악을 칠하는 방법은 항상 그놈이 그놈이다. 소재가 바뀌면 그에 따라 연출법이 바뀌어야하는데, 모든 것이 그대로인 채로 소재만 바뀐다. 

새로운 소재를 찾아나서기는 하지만, 정작 다루는 소재에 대해서 빡시게 연구를 하지는 않는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만 봐도 얼마나 이 나라의 작가진들의 ‘그럴듯하게 보이게’하는 것에 노력을 들이지 않는지 단박에 알 수 있다. 영화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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