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는 존재 어른에 대하여, 영화 <빅토리> 리뷰 외전
2024/09/13
어른이 되다 보니 (너무 눈부셔서) 빅토리를 진짜 시작부터 끝까지 울컥거리면서 봤는데 역시 필선의 아버지에 대해서 생각이 많아진다. 아버지라기보다는 부모세대, 부모라기보다는 필선보다 더 오랜 시간을 세상 속에서 버텨온 존재에 대한 것이란 게 더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용우에게는 필선 같은 용맹함이 없다. 아마 기질이나 성정이 딸과는 조금 다르겠지. 상상을 넓혀보면 필선의 뜨거움은 그녀의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았음이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그럼에도 용우에게도 용우만의 강함이 있다. 거제라는 보수적인 공간에서 필선의 자유로움을 제한하지 않았다는 건 그녀가 외동딸이었다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었을 테지만 용우는 여자들에게 커피를 타오게 하는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도시에서 딸을 아들과 다름없이 키운다.
으레 그 세대 아버지들이 그러했듯이 퇴근 후 필선에게 저녁밥을 차리게 할 법도 한데(실제로 미나네 집은 아이들의 밥을 장녀인 미나가 챙긴다) 용우는 자신의 밥을 스스로 차리며 오히려 딸의 끼니를 착실히 챙...
그러나 그럼에도 용우에게도 용우만의 강함이 있다. 거제라는 보수적인 공간에서 필선의 자유로움을 제한하지 않았다는 건 그녀가 외동딸이었다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었을 테지만 용우는 여자들에게 커피를 타오게 하는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도시에서 딸을 아들과 다름없이 키운다.
으레 그 세대 아버지들이 그러했듯이 퇴근 후 필선에게 저녁밥을 차리게 할 법도 한데(실제로 미나네 집은 아이들의 밥을 장녀인 미나가 챙긴다) 용우는 자신의 밥을 스스로 차리며 오히려 딸의 끼니를 착실히 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