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차별금지법, 얼룩소

김상현
김상현 · 평범한 글쟁이
2022/03/28
지난 주, 차별금지법이 얼룩소에서 가장 활발한 주제로 올랐습니다. 개인적으로 해당 토픽에 대해 글을 빨리 쓰고 싶었지만 사정상 그렇지 못하고 지금에서야 글을 하나 올립니다.

#1. 나는 왜 차별금지법이 필요한가

우선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나 시작할까 합니다. 제 직장은 고속터미널 인근에 있습니다. 그래서 매일 고속터미널 버스 정류장을 지나야 하는데요. 퇴근 할 때 고개를 약간만 들어보면 신세계백화점 뒤에 있는 건물 위에 설치된 대형 광고판이 있습니다. 온갖 광고가 다 지나갑니다. 지자체 홍보, 각종 공연 등등.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광고는 '차별금지법 반대' 광고입니다.

내용은 지극히 간단합니다.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성소수자가 급증해 '우리 아이들'을 망친다는 것이죠. 그 광고를 볼때마다 저는 기독교 공인했더니 갑자기 하루만에 늘어나버리면 그건 '원래 있던' 기독교 신자들이 늘어났다고 설명하는 게 맞을까 아니면 '전염병' 기독교라고 해야 맞을까라고 묻고 싶었습니다.

성적지향이나 성별정체성은 코로나가 아닙니다. 게이인 저를 만나서 게이가 되었다는 사람은 본 적 없습니다. 제 친구 중 한 명은 이성애자인데, 그럼 그 친구가 게이가 되거나 제가 이성애자가 되어야하는데 지금까지 그런 적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광고는 저를 마치 바이러스 취급했습니다. 사회에 '해로운' 존재라고 여겼죠.

이것이 지금까지 차별금지법이 통과되지 못한 이유의 사실상 전부입니다. 차별금지법에 어떤 내용이 있는가, 입법 기술적 측면에서 어떤가. 이것은 거의 논의되지 않았거나, 차별사유에 성적지향을 넣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입니다. 오로지 성소수자가 공식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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