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지금] 계속되는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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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2
서방 국가 대 러시아의 경제 대립, 선거를 앞둔 공화당과 민주당의 줄다리기까지.

줄다리기(Tug of War)

*두 편이 한 줄을 마주 잡아당겨 승부를 겨루는 경기

2022년 9월이 시작됐습니다. 세계는 지금 팽팽한 대립으로 날카로운 긴장이 감돌고 있습니다. 가장 뚜렷한 대립 구도는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은 서로의 줄을 점점 팽팽하게 당기고 있습니다. 줄의 양 끝단에는 2020년 대선에서 맞붙었던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서 있습니다.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반년이 지나면서 서방 국가 대 러시아 대립 구도의 향방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각종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막대한 석유, 천연가스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소식겨울철 에너지난을 걱정하는 유럽 국가들의 상황을 보며 현재의 줄다리기에서 어느 쪽이 승기를 잡고 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구 반대편 이야기라고 흘려 보내실 수도 있겠지만 줄다리기의 결과는 우리 삶에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줄 겁니다. 그래서 이번 주에는 이 팽팽한 줄다리기 상황과, 승기에 영향을 줄 여러 변수를 분석한 주요 외신들을 모아보았습니다.

러시아와 서방 국가의 경제 줄다리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대표하는 두 밧줄이 서로 엉켜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고 6개월이 조금 지났습니다. 전쟁 직후부터 서방 국가는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 각종 경제 제재를 쏟아냈는데요. 반년이 지난 지금, 과연 그간의 제재가 러시아를 압박하는 데 실질적인 효과가 있었을까요? 이코노미스트의 이번 기사는 이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기사는 그간의 경제 제재를 크게 지배 엘리트의 자산 동결, 금융 제재, 무역 제재 등 3가지로 나눴습니다. 그리고 각 제재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는지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는 의외였습니다. 가장 많이 알려진 자산 동결은 생각보다 효과가 없었고 금융 제재는 시간이 지나면서 그 효과가 무뎌지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은 가장 주목 받지 못했던 무역 제재였습니다. 해외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러시아 산업과 제조업에 중간재가 부족해지면서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고 기존 제품의 유지보수도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 확인된 겁니다.

"미국과 동맹국이 수출 제재를 유지하는 한 러시아의 산업 중추, 지식 역량, 국제 네크워크는 계속 닳아 없어질 뿐이다. 그렇게 되면 러시아 경제 앞에는 생산성 저하, 혁신 부족, 구조적 인플레이션 등이 기다릴 것이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줄다리기(Feat 트럼프, 바이든)

민주당과 공화당 거리 표지판이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며 함께 세워져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에서는 다가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과 민주당의 줄다리기가 점점 팽팽해지고 있습니다. 공화당은 탄핵당한 전 대통령 트럼프를 중심으로 힘을 결집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당내 경선에서는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던 의원들이 패배하고 있고, 공화당 유권자의 약 50%는 트럼프를 2024년 대통령 후보로 원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기밀문서를 가져갔다는 혐의로 FBI 압수수색까지 당한 상황이지만 경선 내에서 그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해 보입니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이번 기사를 쓴 마틴 울프(Martin Wolf)는 트럼프를 중심으로 구축되고 있는 공화당의 권력 구조가 미국의 민주주의 정치에 큰 위험이 될 것이라고 바라보았습니다. 그는 트럼프를 ‘추종’하는 공화당을 기반으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게 되면 공정한 선거 제도도, 독립적인 연방 제도도 무너질 수 있다고 예측합니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리 공화국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체니를 믿어야 한다. 트럼프는 정말 그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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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정면 모습. 울창한 양측의 나무 숲 사이에 백악관이 보인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한편 다음으로 소개할 뉴욕타임스의 기사는 민주당의 측면에서 지금의 중간 선거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기사는 간단하게 요약될 수 있습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광을 전략적으로 이용하라”는 겁니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는 굵직한 결정을 내리며 대선 공약들을 하나씩 이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에는 새 총기 규제 법안에, 8월 16일에는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에 서명했고 8월 24일에는 대규모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까지 발표했습니다. 심지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트위터에 대응해 해당 의원들이 탕감받은 융자의 액수까지 공개하는 등 이례적으로 단호한 응수를 보였습니다.

여론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반등해 최근 44%로 올라섰습니다. 뉴욕타임스 기사의 저자 찰스 M. 블로우(Charles M. Blow)는 이런 바이든의 후광을 등에 업는다면 중간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합니다. 여기에 더해 로앤웨이드 판결 번복, 트럼프의 재등장이 만들어내는 반대급부도 힘을 더해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죠.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선거 운동을 하는 것에 대해 다소 불안해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의 저조한 지지율 때문으로, 경합주에서는 특히 그렇다. 그러나 바이든과 그의 성과 목록은 민주당이 지금 당장 취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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