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대장들만 활개치는 선거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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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5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당초 정개특위(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17일 의원 정수 증원이 포함된 3개 안을 국회 전원위원회에 올리기로 했다. 한국 정치를 장악하고 있는 거대 양당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증원론에 동의한 것은 절대 아니었다. 아무 모델도 없이 그냥 논의하면 안 되니까 그저 김진표 국회의장이 주도하는 자문위원회가 낸 안을 그대로 받아서 전원위로 올린 것 뿐이었다. 어찌됐든 2020년 총선에서 위성정당 사태로 귀결됐던 준연동형 캡비레대표제로 2024년 총선을 치를 수는 없기 때문에 선거제도를 바꿔야 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소속 의원 다수의 의견을 모아 당론으로 정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만큼 너무 중대한 사안이니 일단 자문위의 안을 전원위로 올려서 담판을 짓겠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입장이었다. 그래서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정개특위 정치관계법개선소위 위원장)도 정개특위에서 증원론이 담긴 3개 안을 전원위로 상정하는 결의에 동의해줬다.
영화 '검사외전'의 한 장면으로 지역구에서 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사나이픽처스>
그런데 난데없이 국민의힘은 “의원정수를 절대 늘릴 수 없다”면서 마치 국민들의 정치 혐오 여론에 호응하는 것처럼 코스프레를 시전했다. 꼴배기 싫은 국회의원의 수를 더 늘린다고? 이런 국민들의 일반 정서에 기댄 국민의힘은 증원론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면서 사실상 승자독식의 기존 선거제도를 고수해서 의석수를 다 먹고 싶어하는 속내를 갖고 있다. 그나마 선거제도 개혁의 의의를 이해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마찬가지로 국민의힘의 반발을 명분삼아 현행 유지로 귀결되길 바라고 있다. 정치 개혁의 대의 보단, 거대 양당으로서의 정치적 이익이 훨씬 달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한국 정치를 독점해왔던 적대적 양당체제의 수혜자로서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그러나 정의당을 비롯 원외 진보정당들과, 시민사회에서는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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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는 언론사입니다. 국회를 출입했던 정치부 기자 출신 30대 청년이 2021년 3월 광주로 내려와서 창간했습니다. 지속적으로 좋은 기사를 쓰고 싶어서 겁 없이 언론사를 만들었는데요. 컨텐츠 방향성, 취재 인력, 초기 자금, 수익구조, 사무실 등 무엇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는 걸 깨닫고 있습니다. 좋은 공동체를 위해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언론인의 자세, 이것 하나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끝까지 버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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