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청년, 당사자가 되었다.

우희
우희 · 사회공헌담당자
2024/06/10

아빠의 병을 알고 내가 가장 먼저 하려고 했던 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었다. 현재 아빠의 상태를 치료할 때 필요한 물리적 시간과 비용, 그리고 이 시간과 비용을 우리 가족이 부담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 다행히 내가 다니는 회사는 분 단위 휴가가 자유로운 곳이었고, 동생은 아직 취업 준비생 단계라 더더욱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아빠가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치료받기 위한 집이 마련되어 있었고, 엄마, 나, 그리고 아빠도 아직 직장 생활 중이라 당장 아빠의 병으로 집이 휘청거릴 정도는 아니었다. 다행히도 아빠의 병은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되었고, 의료 제도가 비교적 잘 되어있는 이 나라에서는 마냥 나쁜 상황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나는 이상한 시간에 휴가를 사용해야 했다. 개인 휴가 사유를 물어보는 회사도 아니었고, 꼭 말해야 하는 회사도 아니었지만, 여행을 위해 사용하는 것도 아닌데 워킹 타임 중간에 휴가를 쓰고 휴가 시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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