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들지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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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6
이미지 출처: Photo by Alexander Shatov on Unsplash



디자인 소프트웨어의 대명사 어도비(Adobe)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협업에 특화된 제품을 만드는 피그마(Figma)를 2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8조 원을 주고 인수하겠다고 발표해서 큰 관심을 모았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게 큰 액수라고 생각하고, 실제로 발표 직후 어도비의 주식이 곤두박질치면서 정말로 무리한 인수가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에 대해 업계를 잘 아는 전문가인 아말 도라이(Amal Dorai)가 긴 트윗 스레드를 통해 이런 우려에 반대하며 이번 인수는 "테크업계의 역사에 길이 남을 현명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아주 쉽고 명확한 설명이어서 전문을 번역해서 소개한다. 참고로 아말 도라이는 대학원생 시절인 2005년에 한국 신문의 기사에 잠깐 등장한 적도 있다.

이미지 출처: 아말 도라이의 트위터
나는 어도비가 피그마를 20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한 것이 놀랍지 않다. 그리고 월스트리트의 투자자들이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나 어도비의 시가 총액이 오늘 하루 동안 200억이 떨어진 것도 놀랍지 않다. 어도비가 피그마를 인수하려는 건 영리한 결정이다. 레거시(legacy)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을 멀티유저(mutiuser, 복수의 사용자)가 협업을 할 수 있도록 바꾸는 작업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게 불가능에 가깝다는 걸 아는 건 내가 MS 오피스를 실시간 협업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라이브루프(LiveLoop)라는 스타트업을 설립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라이브루프를 2015년에 인수해서 MS 오피스를 실시간 협업이 가능한 소프트웨어로 만드는 데 막대한 투자를 했다. 그 결과 MS 오피스를 통한 협업은 2016년 보다 훨씬 좋아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앱(Google Apps)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두 개의 장벽

레거시 애플리케이션을 멀티유저 애플리케이션으로 바꾸는 데는 두 개의 커다란 장벽이 있다. 하나는 파일 포맷과 그 포맷을 중심으로한 생태계, 레거시 클라이언트(오래된 버전이 설치된 컴퓨터–옮긴이), 그리고 하위 호환성 (backward compatibility, 새 버전의 소프트웨어가 이전 버전에서 별도의 수정 없이 그대로 쓰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멀티 플레이어라는 환경이 가진 순전히 기술적인 난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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