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폭동은 무지한 흑인들의 소행인가?
2021/10/28
부제: 당신이 실업률 36%의 나라에 살았다면?
남아공 폭동으로 LG전자 공장이 약탈당했다.
남아공 폭동으로 LG전자 공장이 약탈당했다.
폭동의 배경이나 이유에 대한 설명 없이 불타는 공장과 냉장고 등 가전제품 약탈 현상만 보여주는 언론의 보도행태에 사람들의 편견이 얹어져 “미개한 놈들”, “이래서 흑인들은 상종하면 안 된다”같은 댓글이 달리고 수많은 공감을 얻었다.
물론 폭동 및 이것이 유발한 약탈과 기물파괴 행위를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묻고 싶다.
아파르트헤이트(~94)로 인한 차별의 역사는 차치하더라도, 지니계수가 6~7에 달하고 실업률이 30%에 코로나로 1년 간 락다운 되어 살아갔다면,
과연 가슴에 손을 얹고 이러한 흐름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었을까? 마음속에 쌓여온 분노와 좌절이 어떤 이유로든 터져나가지 않을 수 있었을까?
질문에 대한 양심선언을 뒤로하고, 아니 남아공이라 하면 우리랑 같이 G7에 초청된 국가였잖아, 잘 사는 거 아니었어?
1. 이미 오래전부터 남아공 경제는 적색 불이었다
도대체 어떤 연유로 남아공에 폭동이 발생했는지 찾아보다 알게 된 이 나라의 경제지표는 놀랄 정도로 최악이었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러한 지표가 최근의 일이 아니었던 것.
2020년 3월, IMF가 발간한 보고서(Six Charts Explain South Africa's Inequality)는 남아공의 1) 높은 수준의 불평등, 2) 소득분배, 3) 기회의 불평등, 4) 지역 간 불평등, 5) 낮은 경제 성장률, 6) 높은 실업률을 짚고 있다. 그 수치만 해도 눈에 안 띄려야 안 띌 수가 없는데, 보고서에 대한 얘기는 조금 있다 다시 하겠다.
뭐야, 작년 초에 이런 보고서가 나올 정도면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적어도 10년은 됐다는 건데 하고 조금 더 서치 해보니, 2009년도 1월, 남아공 대사관이 소개한 ‘남아공 남아프리카 대학(UNISA) 시장조사연구팀의 남아공의 소득분배’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파르트헤이트 철폐(~94) 이후 전반적 소득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니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