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자뻑은 최고의 약
2023/05/12
아이가 한참 구구단을 외우는데 맛을 들였을 때의 일이다. 아이는 자신감이 붙었는지 수시로 시합을 걸어왔다. 내가 어렸을때는 아버지가 쪽지에 적어 준 것이나 책받침을 이용해 외웠는데, 요즘에는 게임프로그램이나 다양한 노래로 외운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 처음에는 점점 빨라질 때 막히곤 하더니, 조금 지나서는 제법 막힘없이 답을 맞췄다. 어느 날 나를 이겼을 때 아이는 아주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아빠~ 나는 구구단 천재인가 봐.”
가끔 날개가 꺾인 새와 같은 느낌의 환자를 만날 때가 있다. 큰일을 겪고 난 후 그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거나, 가랑비에 옷 젖듯 오랜 시간을 두고 천천히 생기를 잃으면서 점점 위축되고 지친 사람들이다. 상담과 치료를 통해 바람 빠진 풍선에 바람을 넣듯 기운을 북돋으려고 해보지만, 이들이 세상과 자신에 대해 신뢰와 자신감을 회복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과정에서 점프하지 못하고 잠시 올라왔다가 다시 시들어 가는 경우를 보면서 능력의 한계를 절감하기도 한다. 다시 날개를 달아드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다.
플라워 에센스를 이용한 치료법에서는 식물이 가진 고유의 성질을 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