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임을 인지하는 데 걸리는 시간
얼마 전, 알고 있는 단체에서 성폭력 사건이 터졌다. 여러 젠더의 사람들이 함께하는 워크샵에서 남성이 사회적 젠더폭력을 옹호하는 논리를 펼쳤고, 그 사건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나 공론화가 진행되지 않아 화두가 되었다. 무뎌진 감수성으로 난 그 남성들이 했다는 말들이 성폭력임을 인지하기 위해 두 세 번을 다시 읽어봐야 했다. 너무 익숙한 말들이라 이 말들이 왜 성폭력인지 고민해야 했다. 그 자리에 있었더라도 깨닫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을 수 있다.
그 후 어느 날 아침 출근길에 들었던 팟캐스트에서는 성폭력 피해자가 자신이 겪은 것이 성폭력이라는 것을 인지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 흔한 일이라고 했다. 시간이 흐른 뒤에 공부를 하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듣다가 아, 이런 것도 성폭력이구나, 알게 되었을 때 비로소 자신의 경험을 성폭력으로 해석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팟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