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독재가 온다, 탱크도 없이.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리뷰
2024/03/17
지난 1월, 캐내다의 일간지 내셔널 포스트에 다음과 같은 제목의 글이 실렸습니다. “전세계의 민주주의가 죽고 있다.” 기사는 2024년이 세계 역사상 가장 큰 선거의 해가 될 것이며, 그중 많은 선거가 엉터리로 치러질 것이란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내셔널 포스트뿐이 아닙니다. 세계의 수 많은 국가에서 요즘 민주주의의 존립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오늘은 그런 이야기를 한번 같이 해보죠. 하버드다 교수이자 정치학자인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의 현대정치연구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이자 지금 유권자들이 꼭 읽어야할 책,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입니다.
위대한 전 연방 대법관 루이스 부랜다이스는 미국의 모든 주를 ‘민주주의 실험실’이라고 칭송했지만, 권력의 자리에 앉은 이들이 선거 승리를 위해 법률을 뜯어고치고, 헌법을 수정하고, 심지어 선거권까지 박탈하면서 민주주의 실험실은 이제 전제주의 실험실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게다가 2016년에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공직 경험이 전혀 없고,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을 존중할 의지가 보이지 않는, 독단적 성향이 뚜렷한 인물이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 스티븐 레비츠키, 대니얼 지블랫 지음, 박세연 옮김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어크로스, 2018)> '들어가며' 중에서
먼저 서문에 쓰인 위와 같은 대목을 살펴보죠. 저자들은 지금 전제주의가 고개를 쳐들기 시작했다는 위험한 경고로 책을 시작합니다. 여기서 전제주의는 전체주의(totalitarianism)의 오타가 아닙니다. 전제주의(depotism)이란 한 사람 또는 소수의 지배자가 법이나 제도의 구속을 받지 않고 통치하는 것을 가리키죠. 독재나 전체주의가 대중을 선동하여 자기편으로 만드는 반면, 전제주의는 대중 따위 신경쓰지 않고 우직하게 자기 길을 갑니다. 어떤 길을? 바로 이 사회를 위험에 몰아넣는 길을 말입니다.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