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독일 하 퀴어 커뮤니티 해방구를 둘러싼 이야기들

김형욱
김형욱 · 책으로 책하다
2024/03/22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엘도라도> 포스터.

1934년 6월 30일 아침, 나치 독일의 돌격대(SA)의 참모장이자 아돌프 히틀러의 최측근 중 한 명인 '에른스트 룀'이 친위대(SS)에 의해 전격적으로 체포된다. 그는 히틀러가 부여한 여름휴가로 테겐지 호수의 호텔 방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자고 있었다. 룀뿐만 아니라 돌격대와 독일 국방군 내 반항 세력과 그 밖의 반 나치 세력이 모조리 체포되었다.

훗날 '장검의 밤'이라 부르는 이 사건은 장장 3일 동안 계속되었는데, 히틀러를 위시한 괴벨스, 힘러, 괴링 등이 저지른 친위 쿠데타였다. 히틀러에 조금이라도 반대하는 세력을 뿌리째 뽑아 버린 것이었다. 1천여 명이 체포되었고 90여 명이 총살당했다. 히틀러 정권에서 국가가 승인한 최초의 대량 학살이었다. 

룀의 경우, SA 산하로 분류되던 SS의 수장 하인리히 힘러와의 힘싸움에서 밀린 경향이 크다.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면 룀의 '동성애' 성적 취향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는 베를린의 퀴어 나이트클럽 '엘도라도'를 자유자재로 드나들며 만인이 알 만한 퀴어였는데, 장검의 밤 이전까진 모두가 알고도 쉬쉬했다. 그러던 중 동성애 처단에 앞장서 온 힘러에 의해 숙청당한 것이었다. '엘도라도'가 눈에 띈다.

성적으로 가장 자유로웠지만 억압적이었던 시대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영화 <엘도라도: 나치가 혐오한 모든 것>은 1920년대 후반 베를린 구석의 퀴어 커뮤니티 해방구이자 나이트클럽 '엘도라도'를 중심으로, 역사상 성적으로 가장 자유로웠지만 가장 억압적이었던 시대를 들여다본다. 그곳에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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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편집자와 [오마이뉴스] 영화 기자를 10년 넘게 병행하고 있다. 블로그와 스토리채널 ‘책으로 책하다’,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영필당’을 운영 중이며 키노라이츠 인증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트하우스 모모’ 10기 큐레이터로 활동하며 정기 프로그램 ‘영화후에’ 사회자를 맡았다. 교육학자 아내와 함께 『지지해 주는 부모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를 출간했고 북이오 채널에서 전자책 『영화가 필요한 시간』을 출간했다. 올레TV ‘파본자들’ 영화 [크림] 편에 출연했고 삼양그룹 뉴스레터 ‘우리함께 Weekly’에 영화 글을 기고했다. 잘 보는 방법과 잘 쓰는 방법을 늘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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