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는 선-🇻🇳2023년, 베트남 3일차: 어떤 시선]

2023년 7월 29일 토요일. 밤 11시 45분이다.
한국은 20일 일요일이 되었구나. 베트남도 15분 후면 일요일이 된다.


# 학살의 희생자, 생존자 그리고 어떤 시선

인내심을 잃게 했던 호텔을 체크아웃하고, 이른 아침 아름다운 풍경을 잠깐 바라본 후 꽝응아이시에 위치한 밀라이 박물관으로 향했다. 밀라이(선미)학살은 베트남 민간인이 미군에 의해 학살된 사건이다. 밀라이 박물관에는 밀라이 학살을 기록한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을 라운딩 하기 전, 밀라이학살의 생존자 팜탄꽁님(밀라이박물관의 전 관장)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팜탄꽁님은 학살에서 살안남으셨다. 그리고 학살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20여년 넘게 밀라이막물관의 관장으로 재직하셨다고 한다. 전 관장님의 이야기가 끝나고 질문하는 시간이 있었고, 고민하다가 질문을 던졌다.


“안녕하세요. 우선 당사자로서 사건에 대해 알리고 활동하시는 것에 대해 존경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현실을 드러낸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학살의 피해자를 타자화 하거나, ‘전시물’로서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재현의 윤리‘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과거 한국에는 미군에 의해 윤00라는 여성이 살해 당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일부 남성 운동가들은 피해자의 사진을 전시했고, 페미니스트, 여성운동계는 그에 대해 비판의 메시지를 표했습니다. 사건을 알리는 것은 중요하지만 동시에 젠더감수성 또한 고민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 베트남의 페미니스트들은 어떤 목소리를 내는지, 또 관장님은 어떤 고민을 하셨는지 듣고 싶습니다.”

질문을 하기 전, 정말 많이 떨렸다. 생존자를 앞에 두고 하기 쉽지 않은 질문이다. 하지만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지점이라 용...